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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스타일'의 성공비결은

여행가/허기성 2008. 12. 2. 16:04

시의 적절한 정장·안정 상징 파란색·맞춤형 옷차림 국민 신뢰 얻어

em> 카이사르는 전쟁터에서도 흙탕물이 튈 때마다 가장 좋은 옷으로 갈아입었다. 반면, 오다 노부나가는 수십개의 술통을 차고 다니며 거지행색을 했다. 그러나, 장인 사이토 도산이 이를 꾸짖자 노부나가는 의관을 정제하고 나타나 일본 열도 통일의 대망(大望)을 설명했다.

카이사르나 노부나가의 경우는 동서고금에서 정치인의 패션과 스타일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국내 정치인에 있어서도 눈에 보이는‘시의성’, 상징성 있는 ‘색’, 단점을 보완해주고 강점을 살려주는 ‘맞춤형’의 스타일 선택은 보이지 않게 권력에 가까워지고 멀어지는데 큰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 '시의성'은 권력이다

국내 정치인의 스타일에 있어서도 ‘시의 적절성’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작년 말 대선이 대표적인 예다. 경제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당시 노무현이 상징하는 개혁정치에 많은 국민은 실망해있었다. 국민은 보다 안정적인 정국운영을 돌파구라고 보고 있었다. 안정적이고 차분한 정장과 통 큰 제스처로 신뢰감을 주는 이명박의 스타일이 진보성을 상징하는 점퍼차림의 정동영 후보보다 호소력을 발휘한 이유다.

올해 오바마 당선의 경우와 같다.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지배권력은 보수정치를 하는 공화당의 부시 정부였다. 셔츠를 걷어올린 캐주얼 차림과 민첩한 몸놀림으로 친근감을 주는 오바마의 스타일이 정장차림으로 보수성을 보여주는 매케인 후보의 스타일보다 ‘먹힌’것은 어찌 보면 당연지사다.

■ '색'은 권력이다

‘색’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답은 좀 더 명확해진다. 전통적으로 안정과 신뢰를 상징하는 파란색을 코디네이션의 중심색으로 설정한 이명박 후보의 스타일이 국민적 호응을 얻는 데 기여했다고 보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정동영 후보의 색 선택 역시 나쁘지만은 않았다. 전통적으로 화합과 융화를 상징하는 색이 주황색이기 때문이다. 당시 당내 융화와 개혁세력의 결집이 과제였던 정 후보에게 이런 선택은 최선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주황색은 주목성이 떨어지고 캐주얼 등이 상징하는 진보성은 당시의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의 방향과 동떨어졌다는 평가다.

이회창 후보가 선택한 초록색은 안정감과 신뢰, 보수성을 상징했다. 그러나, 진한 초록색은 밝은 초록에 비해 활력이 떨어져보인다. 가뜩이나 나이가 많고 강 보수성을 상징하는 이회창 후보의 정치적 이미지를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게 해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이 많다.

■ 결국엔 '맞춤형'이다.

하지만, 시의성과 색의 상징성 어떤 것도 ‘개인’에게 맞아야 한다. 가는 눈매에, 긴 코와 뾰족한 턱선으로 일명 ‘사자상’으로 불리는 외모인 이명박 후보는 훤칠한 미남인 정동영 후보보다 불리한 조건에 있었다. 특히, 여성유권자에게 외모는 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명박 후보는 날카로운 인상을 더욱 날카롭게 보일 수 있는 사선의 넥타이를 쓰지않았다. 양복에 머플러를 둘러 곡선을 쓰면서 날카로운 이미지를 중화시켰다. 이명박 대통령의 기운 어깨 때문에 넥타이가 자꾸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어, TV토론 때는 테이프로 넥타이를 고정시키기도 했다. 68년 이전 세대들은 학창시절 교복에 한손으로 들고 다니는 가방을 주로 써 대부분 어깨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대선후보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전문 스타일리스트를 썼던 이명박 후보는 자신의 외모상의 단점을 잘 알고 이를 보완하려는 전문가의 조언을 잘 따랐다는 후문이다.

■ '존재'를 배반하는 의상 vs. '존재'를 돋보이는 의상

국내 정치인의 스타일을 ‘시의성’, ‘색’, ‘맞춤형’등 다양한 요소로 평가했을 때 ‘베스트’와 ‘워스트’로 나눌 수 있다. 이명박 후보의 스타일리스트였던 강진주 퍼스널연구소 소장으로부터 이 기준으로 전형적인 베스트와 워스트 셋을 꼽았다. 베스트의 비결은 역시 자신의 강점을 살리는 형, 워스트의 비결은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배반하는 스타일이었다.

◇ 베스트 3

1- 박진 한나라당 국회의원 = 박진 의원은 보수당인 한나라당의 성향에 맞는 진한 정장과 흰색 셔츠로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진한 파란색의 타이를 즐겨 보수적이면서도 듬직한 신뢰의 이미지를 잘 구사한다.

2- 전병헌 민주당 국회의원 = 전병헌 의원은 주로 밝은 색의 채도가 높은 타이를 입어 ‘샤프’해보이는 본인 이미지의 장점을 잘 살리고 있다. 주로 진한 남색 정장을 받쳐입고 안경을 착淪?장점을 표현한다. 전 의원은 한국남성패션문화협회가 뽑는 올해의 베스트드레서로 선정된 바 있다.

3-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 = 박선영 의원은 강단 있는 하이톤의 목소리에 전통보수당에 속해 자칫하면 강골의 이미지만 심어줄 수 있는 조건에 있다. 박 의원은 부드러운 곡선의 의상과 진한색 겉옷, 흰색의 셔츠를 받쳐입어 이미지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 워스트 3

4-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 홍준표 의원은 진한 정장보다 연한 베이지 정장에 채도가 높은 빨간색의 타이를 주로 입어 튀는 느낌을 준다. 브라운관에서는 환해 보이지만 채도가 높은 빨강은 가벼운 느낌을 줘 원내대표라는 홍 의원의 정치적 무게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도 받는다.

5- 정세균 민주당 대표 = 정세균 대표는 진한색 정장과 타이를 주로 입는다. 깔끔하고 보수적으로 보여 개혁당의 대표 스타일이라기보다는 보수당의 대표와 같은 이미지를 주는 패션스타일을 구사하고 있다.

6-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 강기갑 대표는 남성으로서는 거의 최초로 국회에 한복을 입고 등원해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전통의상인 한복은 보수성을 상징하기 때문에 진보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지향과 배치되는 이미지를 준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