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세법개정안] 홀~쪽해진 '13월의 월급'.. 중산층 1인당 40만원 꼴 손해
내년부터 소득공제 항목이 대거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13월의 월급'으로 불리는 직장인들의 연말정산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별공제 항목 지출을 늘려 연말정산 환급액을 돌려받는 '세(稅)테크'도 사실상 힘들어졌다. 중산층 월급쟁이의 지갑을 터는 쉬운 증세를 선택했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특별공제 대거 세액공제로 전환=인적공제 중 현재 다자녀추가, 6세 이하 자녀양육비, 출산·입양 등 3가지로 나눠 소득공제를 해주는 자녀 관련 공제는 자녀세액공제로 통합된다. 자녀가 2명 이하이면 1명당 15만원, 2명 초과할 경우 초과 1명당 20만원으로 정액 공제한다. 의료비·교육비·기부금 등 소득공제 대상이었던 특별공제 항목도 모두 세액공제(공제율 15%)로 전환된다. 보장성보험료, 연급저축 납입금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되는데 공제율은 의료비 등보다 더 낮은 12%로 바뀐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도 축소된다. 현재 총급여 25%를 초과해 사용하는 금액의 15%를 공제해주던 것이 내년부터는 10%로 줄어든다. 다만 직불카드와 현금영수증 소득공제율(30%)은 그대로 유지된다.
소득액에 따라 총 급여에서 일정액을 빼주는 근로소득 공제율은 하향 조정된다. 총급여 500만원 이하가 현행 80%에서 70%로 줄어드는 것을 비롯해 현재 5∼80% 수준이 2∼70%로 낮춰진다. 근로소득이 있지만 소득공제를 하지 않을 경우 적용하는 표준소득공제(근로자 100만원·사업자 60만원) 역시 근로자 12만원, 사업자 7만원으로 세액공제로 변경된다. 정치자금 기부금 소득공제의 일부도 세액공제로 바뀐다. 10만원 이하는 지금처럼 전액 세액공제되지만 10만원 초과분은 소득공제에서 공제율 15%의 세액공제로 전환된다.
그나마 직장인들에게 유리하게 바뀌는 것은 의료비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총 급여의 3% 초과분'이라는 적용조건이 사라진 점이다. 또 월세 지급액의 50%, 전세자금 차입 이자상환액의 4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전·월세 소득공제 대상이 기존 무주택 세대주에서 무주택 세대원으로 확대된 점 정도다.
◇중산층, '세액공제' 폭탄으로 증세 체감=소득공제는 총 급여에서 소득공제액을 빼고 과세표준액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반면 세액공제는 총 급여를 먼저 과세표준액으로 잡은 뒤 산출된 세금에서 일정액을 깎아준다. 소득공제는 세금을 매기는 과세표준액을 줄여주기 때문에 지출이 클수록 세금감면효과가 크다. 이 때문에 소득이 높을수록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보다 유리하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세액공제 전환으로 연 소득이 3450만원 이상 434만명의 세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직장인 대부분이 내년 연말정산에서 올해보다 손해를 보는 셈이다. 이들이 더 내는 세금은 1조700억원에 달해 1인당 평균 40만원 꼴이다.
연소득 3450만원 이상 근로자가 이제까지 보장성보험료 등 특별공제 항목의 지출을 늘리면서 세금을 아끼는 세테크는 대거 세액공제 전환으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특별공제 항목의 비용 지출을 늘리면 어느 정도 과표 기준을 낮출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2011년 귀속 근로소득을 토대로 1554만명의 소득세 증감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총 급여 3000만원까지는 내는 세금보다 돌려받는 세금이 많았다. 그러나 3000만∼4000만원은 연간 세부담 증가액이 평균 1만원이었고, 4000만∼7000만원은 16만원이었다. 가장 세 부담 증가 규모가 큰 3억원 초과자 1만6000명은 세부담액이 1억7600만원에서 1억8465만원으로 865만원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시뮬레이션 결과 가족이 많을수록, 소득이 적을수록 연말정산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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