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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에도 임대 기회 ‘젊은 주택’…구도심에 활력 불어넣을까

여행가/허기성 2013. 8. 18. 21:11

행복주택이 성공의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보금자리주택에는 없는 여러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지역주민과의 소통, 환경 저해 요인 극복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구로구 오류시범지구. 엘에이치 제공

‘행복주택’ 성공하려면

오류·가좌·공릉 등 7곳 시범지구
‘복합단지’ 기존 임대주택과 차별
“일자리·문화 등 ‘5C’ 살리기 중요”
집값하락 우려 지역민 설득도 과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함께 행복주택 실무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섰다. 행복주택은 박근혜 정부의 주거복지 대표 공약사업으로, 정부는 지난 5월 서울 오류·가좌·공릉·목동·잠실·송파, 경기도 안산 고잔 등 7곳의 시범지구를 선정한 바 있다. 그러나 대부분 지역에서 주민들의 반발에 부닥쳐 있고, 소음과 악취 문제 등 걸림돌도 적지 않아 행복주택이 첫 단추를 순조롭게 꿰고 순항할지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전문가들은 행복주택이 이명박 정권의 퇴장과 함께 사라진 보금자리주택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행복주택만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적절히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행복주택에만 있는 ‘5C’살려라 행복주택은 철도부지와 유수지(홍수 때 임시로 빗물을 저장하는 곳) 등 국공유지에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소형 임대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서민용 주택이라는 점은 보금자리주택과 같지만 행복주택에는 서울 근교 그린벨트에 조성한 보금자리주택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성이 여럿 있다.

먼저 행복주택은 보금자리주택과 달리 아파트와 함께 호텔, 상가, 업무시설 등을 갖춘 복합단지로 조성된다. 단지 안에 중저가 비즈니스호텔, 재래시장, 소규모 오피스빌딩 등이 나란히 들어설 예정이다. 행복주택 단지와 철도역사를 서로 연결하고 주민센터와 파출소 등 공공시설과 광장공원 등 주민편의시설도 최대한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행복주택이 보금자리주택과 차별화되는 또다른 특징은 입주 대상이다. 보금자리주택의 입주 대상은 무주택 기간이 길고 부양가족이 많은 중장년층 위주지만 행복주택은 대학생과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등 젊은층에게 폭넓은 입주 기회를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입주가능 연령 등 구체적 기준은 현재 연구용역을 맡긴 상태로 다음달께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엘에이치 관계자는 “사회초년생은 입사 3년 이내의 젊은층을 검토중이며, 대학생의 경우 복학생 여부 또는 가정형편에 따라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이 가능하다. 신혼부부는 임신 여부 등을 고려해 당첨자를 결정하는 방법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보금자리주택이 당첨자에게 꽤 많은 시세차익을 가져다주는 ‘로또 주택’이었다면 행복주택은 저렴한 비용으로 내 집처럼 살 수 있는 임대주택이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와 시장여건을 고려하되 입주자의 소득 수준을 고려해 계층별로 차등 적용된다. 평균적인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50~70% 선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행복주택이 가진 다섯가지 특징인 복합단지(Complex), 젊은 입주자(C-Generation), 일자리(Co-Works), 소통(Communication), 문화(Culture) 등 ‘5C’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젊은 계층이 거주하고 일자리와 문화가 있는 활력 있는 주거단지로 거듭나면 그동안의 임대아파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깰 수 있는 본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영 엘에이치 사장은 “행복주택은 단순한 임대주택 단지가 아니라 지역민의 생활여건을 개선하는 첨단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라며 “단절되고 버려진 지역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심어 주변 구도심에 활력을 주는 촉진제 구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역주민 반대, 환경 문제 극복해야 엘에이치는 이번 행복주택 시범지구 대상에 포함된 곳 중 오류, 가좌, 공릉지구는 연내 우선적으로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입주자 모집은 2015년, 정식 입주는 2016년 초부터 가능하도록 한다는 목표다.

행복주택 건설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넘어야할 산도 만만치 않다. 먼저 반대하는 인근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주민들은 집값 하락 우려, 학교 과밀화 문제, 교통난 등을 우려해 행복주택이 주변에 들어서는 것을 꺼리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광진구 구의동 유수지에 지으려던 대학생 기숙사 700실이 인근 주민들의 반대 민원에 부닥쳐 있는 것과 비슷하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행정학)는 “임대주택이 지역 주민과 공존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단지 내 생활편의 서비스 등을 맡는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등 주민들의 자활을 뒷받침해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철도 소음과 유수지 악취 등 입주자를 위협하는 주거환경 저해 요인을 해결하는 것도 숙제로 꼽힌다.

행복주택은 지구별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규모가 작아 보금자리주택과 달리 주변 집값에 큰 영향은 끼치지 않을 전망이다. 잠실지구 등의 경우 행복주택이 들어서면 인근 전월세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집주인들의 우려가 있지만 이는 기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인근 민간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세입자들이 행복주택에 우선적으로 입주할 자격을 부여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