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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로 돈버는 시대, 정말 끝났을까?

여행가/허기성 2013. 8. 22. 21:50

아파트로 돈버는 시대, 정말 끝났을까?

밤공기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아침 저녁 부는 바람에서 이제 가을 냄새가 난다고 할까요?  주택시장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007년부터 계속된 한결같이 침체된 분위기가 이제는 변할 때도 됐습니다.


특히 요즘 아파트로 돈버는 시대는 끝났다는 사람들을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경험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말을 누가 자주하는 가 들여다보면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아파트로 돈버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을 하는 사람은 우선 아파트로 돈을 벌어보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1998년 IMF사태로 집값이 폭락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집값이 계속 폭락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주택시장을 지켜보던 사람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최대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버린 사람입니다.

“가계 소득은 갈수록 줄고 수요자들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을 기대하며 투자를 기피하고 있으며 건설사들은 공급물량을 대폭 줄이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매년 50만~60만가구에 이르던 아파트 공급량이 올해는 30만가구에도 못미칠 전망. 미분양 아파트는 11만가구를 넘어섰고 부도로 쓰러진 건설업체 수는 지난 1년 동안 4,000여개사에 육박하고 있다.”

많이 보던 기사가 아닌가요? 미분양과 부도업체수가 지금과 좀 다르지만 말입니다. 이는 지난  1998년 11월 27일자 경향신문 기사입니다. 

그리고 정확히 1년 뒤 1999년 하반기에 집값은 바닥을 치고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경기부양책을 펴던 김대중 국민의정부는 2001년부터는 규제책을 내놓을 정도로 집값 상승세가 대단했습니다. 이후에도 상승세는 계속돼 참여정부(2003~2007년) 집권 5년차가 돼야 겨우 진정됐지요.

그러면 또 아파트로 돈벌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이렇게 주장합니다. 1998년 IMF사태 때와 2013년 현재와는 주택시장 상황이 다르다고 말입니다. 따라서 2013년 하반기 이후에도 집값은 오르지 않고 오히려 떨어질 것이라고 말입니다.

주택시장이 7년째 침체됐으니 그렇게 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요. 특히 개미들이 말입니다.  

그래서 무주택자인 개미들은 장세에 휘둘려 집을 사지 않고(또는 못하고) 너도 나도 폭등하는 전셋값을 부담하려고 대출을 받거나 반전세로 갈아타고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IMF사태 때 집을 사지 않고 무주택자로 전세로 살던 30대 가장 중 상당수가 15년이 지나 40, 50대가 되고서도 무주택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자발적 무주택자가 아니라는 게 문제지요. 지금은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습니다. 실질소득은 줄어들고 돈 쓸데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전세난민' '경제적 난민'이라는 현실을 애써 외면하며 “아파트로 돈버는 시대는 끝났다”고  외칠 뿐입니다. 그리고 또 주변 사람들이 집을 사려고 하면 뜯어말리기도 하구요. 

그러면 과연 아파트로 돈버는 시대가 끝났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처럼 집값은 계속 떨어질까요? 결론적으로 1998년 때처럼 이번에도 역시 개미들의 말은 틀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역발상투자 지표(Contrarian Indicator)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주식시장에서 쓰는 말입니다. 저점에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장세에 휘둘려 싼 값에 주식을 내놓고 기관투자자들은 이를 사들입니다. 반면 전고점에 도달하면 기관투자자들은 매도하지만 개미들은 장세에 따라 주식을 사들인다는 것입니다. 즉 개미들의 행동이 아주 좋은 역발상투자 지표라는 것입니다.

8월 중순 들어 주택시장의 공기도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겉으로 보면 크게 달라진 것이 없겠지만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분명 달라졌습니다.

우선 8월 초중순 휴가철이 끝나면서 폭등하는 전셋값에 시달리던 중가 또는 고가 전세입자들이 매매수요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권 도심권뿐만 아니라 분당 인천 남양주 양주 등 수도권 외곽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거래량이 늘어난다는 사실은 수요가 늘어난다는 신호탄으로 주택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호재입니다. 수급은 재료에 우선하니까 말입니다.

매매 거래가 늘어나면 주택을 판 사람 중 절반 이상은 또 다른 주택을 사게 돼 거래를 일으키니 주택시장이 정상화하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합니다. 부동산 부자들은 가치가 낮은 아파트를 팔고 재건축 아파트를 매수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또 소형 매물이 없자 이제는 중대형 매물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이제 투자자든, 내집마련 실수요자든 대기 수요자들에게 결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바닥을 쳐서 늦었다고 매수를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매수하겠다고 생각하는 대기 수요자도 있을 것입니다.

8월 22일 현재 계절로는 분명 여름입니다. 하지만 지난 7월말 8월초 여름과는 분명 다른 ‘여름’이라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7월 주택시장과 8월 하순 주택시장은 변함없이 침체기입니다. 하지만 7월이 거래가 없는 침체기라면 8월 하순은 매매거래가 늘어나기 시작한 침체기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등산에서도 그렇지만 투자의 세계에서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갔을 때 느끼는 성취감(수익)은 남이 갔던 길만 따라가는 개미들은  결코 알 수 없습니다. 

모든 아파트로 돈버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그러나 미래가치가 높은 아파트로 돈버는 시대는 계속될 것입니다. 인간의 탐욕과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는 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