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 투자자들 사흘째 '탈출'..강도는 완화(종합)
CMA·펀드서 1조원 이탈 추정…전날의 절반 규모
증권사에 맡긴 돈은 어떻게 보호되지?
최근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로 인해 동양증권에서 뱅크런(자금 인출 사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5일까지 동양증권 계좌와 펀드 등을 통해 4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일부 영업점 등에는 100명이 넘는 고객이 몰려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현재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동양그룹이나 동양증권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악성 루머들이 판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D 증권사의 직원과 CMA 혹은 펀드 건으로 동양증권 직원이 몸싸움을 했다거나 욕설을 주고 받았다는 식이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뱅크런이) 오늘은 조금 잦아든 것 같다"며 "자금은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기 때문에 다급한 환매 등으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또한 문제는 없다고 말한다. 증권사가 파산하더라도 고객 예탁금의 지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또한 거들고 나섰다. 25일 이정수 금융투자협회 증권파생서비스본부장은 금투협 기자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투자자의 예탁금은 별도예치제도와 예금보험제도를 통해 이중으로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자산은 어떻게 보호되고 있을까.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선 투자자의 예탁금은 별도예치제도와 예금보호제도를 통해 보호받고 있다.
별도예치제도란 투자매매·중개업자의 경우 투자자들의 예탁금을 회사의 고유재산과 구분해 증권금융에 예치 또는 신탁해야 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들은 고객들의 예탁금을 증권금융에 별도로 예치하고 있어 증권사가 파산하더라도 예탁금 지급에 문제가 없게 하고 있다. 우려가 높은 CMA의 경우를 살펴보면 자산별로 조금씩 달라지는데, 우선 RP형의 경우 증권사들은 고객별로 산정한 채권 등의 시장가액이 환매가액(돌려줘야 하는 돈)의 105% 이상이 되도록 담보채권을 유지해야 한다. 이러한 편입대상 증권의 범위는 신용평가등급이 상위 3개 등급 이내로 제한돼 안전하다. 동양증권의 대고객 CMA-RP매도 잔고는 1조7126억원이며, 편입채권은 1조8466억원으로 현재 담보비율은 107%에 달한다.
또한 금투협에 따르면 편입채권의 신용등급 또한 우량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편입채권의 듀레이션도 3~4개월로 짧게 유지되고 있어 안전하다. MMF(머니마켓펀드)형의 경우 증권회사는 펀드판매회사일 뿐이며 고객의 투자재산은 별도의 수탁사에 보관되기 때문에 증권사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이와 관계 없이 전액 회수가 가능하다.
MMW(머니마켓랩)형의 경우 증권금융의 예금에 투자하는 투자금융상품으로 해당 자금은 전액 증권금융에 예치돼 있어 언제든 지급이 가능하다.
금융투자협회는 이와 관련해 "자본시장법 75조에 따라 증권회사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밖의 거래에 보관하게 되는 투자자 소유의 증권을 모두 예탁결제원에 지체 없이 예탁하게 돼 있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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