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땐 中·러 연결 '한반도 에너지網' 완성
LNG보다 30%쯤 싼값에 PNG를 러서 한반도로 공급
국가 간 남는 전력 교환 가능, 동북아 에너지 연계網도 물꼬
통일연구원은 북한 지역의 발전소를 개·보수 또는 신설하고 전력망을 정비하는 데 14조~15조원 정도가 들 것으로 봤다. 한편 국토연구원은 남북한과 러시아의 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데 5조원 정도, 3개국 사이의 전력망을 연계하는 데 5조8000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에너지망이 가져올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생각하면 이런 초기 건설 비용은 충분히 감당할 만한 '투자'라고 했다. 현재 북한의 전력난은 산업 시설 가동률을 크게 떨어뜨려 다시 경제난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다. 한반도 에너지망은 그 악순환을 끊고 북한 지역의 경제성장에 시동을 걸어줄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통일이 되면 현재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액화천연가스(LNG)보다 훨씬 싼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가 러시아에서 한반도로 들어올 수 있다. 남북한 통합 후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을 거쳐 수도권까지 가스관을 연결하면 LNG보다 30% 정도 싼 가격에 PNG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통일연구원은 전망했다. 더불어 북한 지역에 가스 발전소를 건설하면 북한의 전력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에너지망의 완성은 동북아 에너지 연계망, 즉 '수퍼 그리드' 건설의 물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여러 나라의 에너지망을 연결하면 전략 수급 과정에서 일종의 '규모의 경제'가 일어나 각국의 전력 공급 비용이 모두 감소한다. 예컨대 러시아 극동 지역은 여름에 전기가 남아돌기 때문에 한국이 싼값에 그 전력을 받아 쓰면 추가로 발전 설비를 돌릴 필요가 없어 돈을 아낄 수 있다. 여러 나라에 있는 원전이나 수력·화력발전소 중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곳부터 발전을 해서 나눠 쓰면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의 윤재영 책임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봐서 유럽은 가스·석유관과 전력망 등 에너지망이 완벽히 갖춰져 있고 북미·아프리카·동남아도 일부 연결돼 있다"며 "동북아에만 에너지망 연계가 전무한 상태인데 한반도에서 그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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