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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 주식 '하락', 채권 '보합'…"韓 차별화"

여행가/허기성 2014. 2. 3. 21:18

 

외국인 투자가, 주식 팔고 채권 사고
펀더멘탈 튼튼…美 테이퍼링 영향 덜 받아


미국 양적완화 추가 축소가 촉발한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의 여파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크게 올랐다.(원화가치 하락) 주가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도세가 강했지만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하지 않았고 채권금리는 강보합세를 보였다.(채권가격 소폭 하락)

3465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흑자 지속, 안정적인 단기외채 비율 등 우리나라의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상대적으로 튼튼해서 다른 신흥국들과 차별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주식시장에서는 순매도했지만 채권시장에서는 순매수하는 정반대 모습을 보였다.

◆ 환율, 7개월 반만에 상승폭 최대…14.1원 오른 1084.5원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7개월 반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원화가치 하락)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이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달러 추가 축소하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세계 외환시장에서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14.1원 오른 1084.5원으로 마감했다. 상승폭은 마감기준으로 지난해 6월20일(14.9원 상승) 이후 7개월여만에 가장 컸다. 당시 벤 버냉키 전(前)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양적완화 조기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영향으로 환율이 급등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이 자산매입(양적완화) 규모를 월 75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추가 축소하겠다고 발표하자 전세계 통화는 신흥국 통화 중심으로 하락했다. 양적완화 축소 이후 3일간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1.07% 떨어졌고 남아공 란드화는 0.93%,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0.25% 하락했다. 우리나라는 설 연휴 30일, 31일 휴장했기 때문에 이날 환율 하락폭(1.32%)에 이틀간 휴장한 효과까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30일, 31일 이틀을 쉬었기 때문에 오늘까지 3일간 총 1.2~1.3% 오른 것이니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많이 오른 게 아니다"고 말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시장 참가자들이 환율이 조금 더 오를 것을 기대하고 있어서 수출업체들이 네고물량(환율하락 요인)을 많이 내놓지 않은 영향으로 환율 상승폭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 주식은 하락, 채권은 강보합…美 추가 테이퍼링 영향 크지 않아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1.19포인트(1.09%) 내린 1919.96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이날 4187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렸다. 지난 주말 뉴욕 증시와 유럽 주요국 증시는 모두 하락했다. 이날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 평균은 1.98% 내렸고 중국 증시에서 상하이종합은 0.82% 하락중이다. 대만 증시는 1.58% 내렸다. 당분간 신흥국 증시의 약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대부분 하락했고 업종별 지수도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증권과 보험, 은행, 금융, 제조, 운송장비, 화학 등이 모두 1% 이상 내렸고 대부분 소폭 등락을 기록했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파국으로 가는 상황이 아니라면, 즉 시스템 리스크가 부각되지 않으면 코스피는 그리 크게 빠지지 않을 것"이라며 "불안감은 있지만 아직까지 튼튼한 신흥국에 전염되는 상황은 아니어서 1920선 근처에서 끝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펀더멘털이 양호한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덜 빠졌고 수출주들이 그동안 환율 때문에 힘들었는데 환율 방향성이 바뀌면서 수출 대형주 중심으로 덜 빠지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채권 금리는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와는 달리 국고채 3년 선물을 중심으로 채권을 순매수했다. 신흥국 금융불안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채권은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다는 의미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채시장의 대표 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2bp(1bp=0.01%p) 오른 연 2.882%로 마감했다.(채권가격 하락) 1년물, 10년물, 20년물 금리 역시 각각 0.1bp, 0.4bp, 0.9bp 상승한 2.654%, 3.84%, 3.948%였다. 반면 10년물 금리는 0.3bp 하락한 3.609%였고 5년물은 3.223%로 전거래일과 같았다.

외국인은 국고채 3년 선물을 2042계약 순매수하면서 4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보였다.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에도 매수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이날 채권 선물, 현물 모두 순매수했는데 우리나라 국채가 크게 위험한 자산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며 "장 초반만 해도 금리가 하락할 것(채권가격 상승)으로 봤는데 외국인과 달리 국내 보험, 증권사 등이 채권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서 보합 수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