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보다 비싼 전세수수료' 중개요율 뜯어고친다

 

매매계약때보다 비싼 전세 중개수수료 요율이 올 하반기중 전면 재조정된다.

국토교통부는 현행 중개수수료 체계에 모순이 있는 매매·전세 구간을 조정해 합리적인 중개수수료 요율체계를 하반기에 내놓겠다고 25일 밝혔다. 19일 국토부 업무보고와 이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중개수수료 체계를 손보기로 한 만큼 조기에 시장에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이하 공인중개사법)을 개정해 요율 체계를 재조정할 수 있지만 가이드라인 형태의 권고 요율 조정을 우선 고려중이다.

현행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공인중개사법을 통해 지자체에 조례로 위임하도록 돼 있지만 지자체의 조례가 정부의 권고요율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굳이 법 개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중개수수료 요율 변경은 이해관계자 간의 민감한 사안이어서 표심의 영향을 받는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요율체계를 변경할 수 없는 현실에 있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 김명신 의원이 3억원 이상 전세주택에 대한 중개수수료를 낮추는 조례안을 추진했다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국토부는 같은 가격의 주택을 매매거래할 때보다 전세거래시 수수료 부담이 더 큰 구간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문제로 지적로 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3억원 주택의 매매거래 최대 수수료는 120만원인 반면, 전세거래 최대 수수료는 240만원이다.

집을 사는 것보다 빌리는 데 2배나 많은 수수료를 내야하는 구조다. 게다가 전세는 매매와 달리 2년마다 계약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에 더 많은 부담을 지게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다보니 매매와 전세의 중개수수료 역전현상이 벌어졌다"며 "매매보다 전세계약할 때 수수료 부담이 커지는 문제를 바로잡는데 수수료 개편의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개수수료 요율 개편으로 중개업자가 손해를 보거나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경계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어느 한 쪽에 무게를 두는 요율체계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개수수료 요율 변경은 엄청난 정치력과 사회적 폭발력을 갖춘 이슈여서 비판을 피할 수 없겠지만 비판이 두려워 이같은 문제를 방치하는 것은 중앙정부의 역할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는 상반기에 매매 및 전세 거래량 등 통계를 통한 기초조사와 공청회를 통한 의견수렴을 병행할 방침이다. 중개수수료는 그동안 여러차례 개정을 논의했으나 중개업계 반발 등으로 14년째 같은 요율이 적용되고 있다.

초기 중개수수료 요율이 정해질 때 호화 전세로 분류된 3억원 이상 전세주택은 서울의 경우 2008년 12%에서 지난해 32%를 넘어섰다. 현행 서울의 전세수수료는 3억원 미만까지 0.5%에서 0.3%로 점차 낮아지다가 3억원부터 0.8%로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