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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신덕철·최윤희 부부 -손수 고친 따뜻한 고향 집

여행가/허기성 2014. 5. 26. 05:45

춘천 신덕철·최윤희 부부 -손수 고친 따뜻한 고향 집

도시의 삶을 포기하고 고향인 춘천으로 돌아온 신덕철·최윤희 부부. 40년 넘은 오래된 시골 주택에 부부의 손길이 닿자 정감있고 따뜻한 집이 탄생했다.

늘 그립던 고향, 춘천으로 돌아오다

소담한 담장 너머로 매일같이 아이들 웃음소리가 새어나오는 아담한 집. 좁은 골목길을 오르자 집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더니 이내 낯선 외지인에게도 어서 오라며 반가운 손짓을 한다. 춘천에서 유년기를 보낸 신덕철·최윤희 부부는 경기도 부천에서의 생활을 접고 얼마 전 고향으로 되돌아왔다. 그야말로 귀촌인 셈이다.

결혼 후 직장을 따라 자연스레 도심으로 주거지를 옮겼던 두 사람은 여느 젊은 부부들처럼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마주했다. 아파트의 삶은 편리했고, 모든 것이 과잉으로 느껴질 만큼 풍족했지만 두 사람은 늘 춘천에 대한 그리움을 지울 수 없었다. 하늘에는 별이 총총 떠 있고 날이 풀리면 공지천 숲길에 한 가득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고향을 말이다. 좁은 골목길을 밤낮으로 뛰어다니고, 흙투성이로 집에 돌아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던 유년기의 추억을 아이들에게도 선물하고 싶다는 바람도 컸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도 현재의 삶을 모두 포기할 필요는 없었다. ITX로 한 시간이면 수도권에서 춘천 집을 오갈 수 있어 남편 신덕철씨가 조금 부지런해지면 될 일이었다. 그렇게 부부는 과감히 도시 생활을 내려놓고 지난 1월 춘천에 새 보금자리를 잡았다. 획일적인 아파트 생활이 답답했기에 춘천에서 살 집은 무조건 주택이었다. 운이 좋았는지 시장 조사를 위해 떠난 두 번째 춘천행에서 덜컥 작은 구옥 하나를 계약했고 지금의 집을 만났다.

1. 춘천 집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마당. 지붕과 벽면을 새로 도색하고 빨간 현관문으로 포인트를 줬다. 바닥에는 데크를 깔고 모래놀이를 좋아하는 지호를 위해 작은 화단도 만들었다.

2. 신덕철·최윤희 부부는 이 동네 유명인사로 통한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은 이 동네에선 어려도 한참 어린 신참내기. 젊은 부부가 고향으로 돌아온 것도 기특한데, 손수 고친 집은 이웃 주민들이 구경 올 정도로 잘 꾸몄다는 칭찬이 자자하다. 하얀 담장과 파란 지붕,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은 동네 분위기마저 화사하게 바꿨다. 지호와 동호는 이 골목의 낮은 언덕을 하루에도 수십 번 오가며 신나게 자전거를 탄다.

3. 현관을 들어서면 햇살이 잘 드는 거실 공간이 펼쳐진다. 집안 전체에 우드 프레임을 둘러 따뜻한 감성이 느껴진다. 미니멀한 가구 위주로 넘치지 않게 딱 필요한 것만 놓고 러그를 깔아 아늑함을 더했다.

손재주 많은 부부가 직접 고친 집

지어진 지 40년이 넘은 오래된 시골 주택은 큰 벽 몇 개를 빼고는 완전히 뜯어고쳐야 했다. 우연찮게 건축업에 종사하던 친척 어르신이 설계와 시공을 맡아주면서 공사는 별문제 없이 진행됐다. 대면형 주방 만들기, 원래의 구조 유지하기 등 몇 가지 부부의 요구사항도 반영됐다. 그리고 공사 1달 만인 지난 겨울, 지금의 집이 완성됐다. 이 집은 독특한 'ㄱ'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현관과 거실을 지나 통로를 꺾어 들어가면 안방, 아이들 침실, 욕실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이다. 덕분에 아이들은 긴 복도를 시도 때도 없이 뛰어다니며 아파트 생활에서 느낄 수 없었던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다. 새벽녘이 되면 잠에서 깬 동호가 '동동동동' 발소리를 내며 복도를 지나 안방으로 오는데, 이 소리조차 부부에게는 재미있는 일상이자 행복한 추억이다. 집 안의 모든 것은 어느 하나 부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다. 공학도 출신의 남편 신덕철 씨는 동네 목공소에서 재단해 온 나무로 뚝딱뚝딱 가구를 만들고, 손재주 좋은 아내 최윤희 씨는 패브릭 원단으로 커튼이나 쿠션 등의 소품을 만들어낸다. 부부가 취향도 비슷하고, 대화도 잘 통해 생각 날 때마다 미루지 않고 공간을 차곡차곡 채워가고 있다.

1. 집 안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두 사람 모두 주저 없이 '거실'이다. 대면형 주방과 이어져 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볼 수 있고, 나무 창 사이로 맛있는 음식을 주고받으며 네 가족만의 오붓한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

2·3. 채광을 위해 부부의 침실에 작은 창을 내고 직접 만든 커튼을 달았다. 침실의 원목 옷장은 맞춤 제작한 것으로 유리면 뒤에 패브릭을 덧대 아기자기하게 리폼했다.

매일 한 뼘씩 자라는 아이들

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춘천 집은 아직도 손봐야 할 곳 투성이다. 하지만 부부는 서두르는 법 없이 두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오롯이 만끽한다. 아빠 신덕철 씨는 직장 때문에 일주일 중 3~4일만 집에 머문다. 고단할 법도 한데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에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매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있어서인지 아빠와 아이들 사이는 각별하고 애틋하다. 새 보금자리에서 가족들은 틈날 때마다 소소한 추억거리를 만든다. 최근에는 강아지 '보리'가 춘천 집의 새 식구가 되면서, 네 가족이 함께 보리의 집을 만들었다. 마당 한켠에 작은 화단도 내고 예쁜 홍매화 나무 한 그루도 심었다. 집에는 총 세 개의 방이 있는데 하나는 부부의 공간이고, 나머지 두 개의 방은 아이들의 침실과 놀이방으로 각각 사용한다. 남매가 아직 어려 같은 공간을 사용하도록 했는데, 함께 책도 읽고 장난감도 가지고 놀며 아웅다웅 재미있게 지낸다. 동네에 신덕철·최윤희 부부처럼 젊은 부부나 아이들이 별로 없는 것이 아쉽지만 지호, 동호가 언제든 대문을 박차고 뛰어나가 놀 수 있고 단독주택만의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춘천 집은 늘 기분좋은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1. 컬러감이 있는 가구, 액자, 러그 등을 배치해 생동감이 넘치는 아이방. 벽면에 작은 선반을 배치해 책을 진열했는데, 주기적으로 책을 바꿔 북커버만으로 멋진 인테리어 효과를 준다. 커튼은 최윤희 씨가, 커튼 레일 가리개는 신덕철 씨가 만들었다.

2. 지호와 동호가 좋아하는 일자형 통로. 침실에서 현관 옆 놀이방까지 하루에도 수십 번을 오가는 길목이다. 코너의 데드 스페이스에는 작은 책상과 아이들 옷가지를 걸 수 있는 작은 선반을 마련했다.

3. 보리가 온 이후로는 아이들이 마당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아이들이 보리를 찾아 수시로 창문 밖 마당을 내다보고, 자는 보리가 깰까봐 조심조심 문을 여는 모습이 부부는 그저 귀엽기만 하다.

+deco idea

1. 일자형 안방 욕실. 욕실이 하나 더 있어 굳이 넓게 만들지 않았다. 나무를 재단해 평범한 거울에 테두리를 두르니 한결 공간이 청결해 보인다.

2. 아이들 침실에는 튼튼한 원목 가구를 놓았다. 한쪽 벽면에는 직접 만든 커튼, 추억이 담긴 사진과 피터팬 갈런드로 작은 데커레이션을 더했다.

3. 밥솥, 전자레인지 등 크고 작은 주방 살림살이를 안쪽의 작은 다용도실에 보관하고 있어 복잡하지 않고 깔끔하다. 화이트 톤의 주방 가구와 타일, 조명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개요

대지 위치 강원 춘천시 효자동 | 대지 면적 165㎡(50평) | 건축 면적 82.64㎡(25평) | 구조 본채 1동, 마당, 창고

개조 비용 5천만원(지붕 포함 외부 드라이비트 도색 4백50만원, 도배 120만원, 강화마루 180만원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