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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신논현역 거리 저녁때 가면…화들짝

여행가/허기성 2014. 6. 21. 07:09

 

압구정·청담 점포당 매출 명동·이태원보다 앞서

강남역 북부는 `식사` 남부는 `회식` 중심
이태원·홍대선 스테이크·빵·커피전문점
직장인 많은 종각엔 소박한 유흥주점 많아

 

 

10~30대 젊은 인구가 주로 찾는 홍대입구역 전경. 대학교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이라 베이커리와 커피전문점 등의 인기가 높다.

 

강남이 강하고, 강남이 강했다. 외식업체가 밀집한 서울 주요 먹거리 타운의 주요 업종과 매출을 살펴보니 규모와 실속 모두에서 강남역 인근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매일경제신문과 SKT지오비전이 올해 2월을 기준으로 서울의 대표적인 외식플레이스인 강남역과 종각역, 명동역, 신사ㆍ논현역 등 11곳의 외식업체 매출(신용카드사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 강남역 북부 상권의 한 달 먹거리 시장 규모가 총 520억6586만원으로 조사됐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9호선 신논현역으로 이어지는 먹거리 상권의 위력은 강력했다. 강남역 북부는 2위인 종각역 인근(452억355만원)과 70억원 이상 차이를 벌렸다. 강남역 남부(422억7753만원)와 신사ㆍ논현(297억7040만원), 압구정(191억6498만원)이 뒤를 이었다. 한강 이남의 주요 먹거리 상권은 6곳 중 4곳이 5위 안에 드는 기염을 토했다.

강남역 북부 식탁을 이끄는 원동력은 역시 한정식(약 73억원)이었다. 직장인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인 만큼 단가가 높은 한정식이 1위를 차지했다. 점포당 매출(월 1억476만원)도 조사지역 11곳 중 유일하게 1억원을 넘겼다.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주 타깃으로 하는 분식도 2위를 차지해 `박리다매`의 위력을 보여줬다. 어학원이 밀집한 강남역 북부에서는 김밥이나 라면 등으로 간단하게 요기하는 수요가 다른 지역보다 많았다. 강남역~3호선ㆍ신분당선 양재역을 잇는 남부 상권과 달리 시간을 오래 끌지 않는 음식점의 인기가 높았던 셈이다.

반면 강남역 남부는 `저녁 장사` 수완이 좋았다. 단란주점ㆍ유흥주점(약 68억원)이 한정식과 분식, 스테이크전문점 등을 제치고 최고 매출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정통 중화요리와 일식이 매출이 높은 10개 업종 내에 들었고, 커피전문점과 치킨 바비큐 호프 관련 점포에도 퇴근길 직장인이 모여들었다. 20ㆍ30대가 모이는 강남 명소인 가로수길과 그 인근 지역을 포함하는 신사ㆍ논현 상권도 외식업종 월 매출액이 297억원을 기록해 강남역 남ㆍ북부에 버금가는 규모를 자랑했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신사역 사거리는 한남대교 남단의 교통 요충지인 데다 신사역~논현역에 오피스빌딩들이 들어서면서 직장인 수요가 늘어난 지역"이라며 "대로변에는 유명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체와 패션ㆍ화장품 전문점이, 이면도로에는 작은 음식점들이 잇달아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의외의 다크호스는 압구정역 인근 상권이었다. 전체 매출액 규모는 신사ㆍ논현 상권보다 작은 191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점포당 매출(9828만원)은 강남역 북부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높았다. 신사ㆍ논현 상권은 압구정 상권과 거리가 멀지 않고 인기 업종도 유사했는데도 불구하고 점당 매출만은 압구정이 크게 앞섰다.

고급 음식점이 들어선 청담동도 마찬가지. 전체 먹거리 상권 규모는 같은 강남지역인 압구정과 양재에도 밀렸지만, 점당 매출 순위에서는 3위를 차지했다.

 

주요 외식 상권을 업종별로 분석하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상권들 사이에서 특이점이 발견됐다. 대부분의 먹거리 상권에서 한정식과 분식, 패밀리레스토랑, 호프와 유흥주점 등이 상위에 올랐지만 뜨는 상권은 양상이 달랐다.

20ㆍ30대의 발길이 잦은 이태원ㆍ한남동에서는 스테이크전문점과 외국음식이 매출에서 한정식을 제쳤고, 10위 안에 베이커리(5위)와 음료전문점(6위), 커피전문점(8위)이 이름을 올렸다. 매일 먹는 한식보다는 이색적인 음식을 시도하고, 가벼운 디저트와 음료를 즐기는 20ㆍ30대가 주 소비층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홍대입구역 인근에서도 베이커리(7위)와 커피전문점(10위)이 동시에 매출 상위 10위 내에 들었다.

최근 삼청동과 통의동, 효자동 등에 요리를 공부한 셰프들이 둥지를 틀면서 경복궁역 인근에서도 베이커리 점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점포는 점당 평균 1억883만원의 월 매출을 올려 같은 강북 지역 먹거리 상권인 이태원(7309만원)과 홍대입구(4967만원)보다 평균 매출이 높았다.

강북지역의 자존심을 살린 종각역 인근 상권에서는 직장인이 선호하는 밥집 순서가 그대로 반영됐다. 한정식과 분식, 정통호프, 치킨ㆍ호프, 스테이크전문점과 패밀리레스토랑, 중식, 일식 순으로 매출이 많았다. 종각역은 다양한 업종이 포진한 `음식 백화점` 상권으로 꼽혔다.

종각역 인근 상권에 타 상권에 비해 소박한 유흥주점이 많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종각역 인근에는 전체 점포 수 대비 단란주점 비중(6.1%)이 강남역 남부나 청담, 압구정 등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약간 높은 편이었으나, 점포당 월 1억~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강남지역 주요 상권과 달리 평균 매출이 3776만원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전역에 우후죽순 생기는 커피전문점의 매출성적표는 지역별로 제각각이었다. 청담역 커피전문점에서는 신용카드 가맹점당 월평균 7550만원을 벌어들였다. 강북지역에서는 종각역(5335만원)과 홍대(4379만원)가 점당 매출이 높은 편이었다. 반면 소규모 커피숍과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후식커피`가 많은 명동과 양재는 각각 월평균 매출이 3348만원과 3487만원으로 청담과는 차이가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