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전수영 교사 빈소 표정]
교사 출신인 전 교사의 어머니 "딸은 혼자만 나오지 않았을 아이… 살았다면 죄책감에 시달렸을 것"
산업부 남북경협팀장인 아버지 "딸이 정말 자랑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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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수영 교사 영정 앞에서 한 조문객이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주완중 기자
교복 차림의 안산 단원고 학생 40여명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들어섰다. 전 교사가 담임을 맡았던 2학년 2반 생존 여학생들 옆으로 다른 반 남학생들도 영정 앞에 섰다. 어린 제자들은 전날 시신으로 발견된 스승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려 했지만 "선생님"이라는 말조차 끝맺지 못하고 서럽게 울었다. "많이 무서웠지?" "얼마나 힘들었니?" 전 교사의 어머니 최모(51)씨가 다가가 학생 한명 한명을 껴안았다. 더 서럽게 우는 제자들을 보며 단원고 교사 10여명도 함께 울었다.
고려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작년 처음 교단에 선 전 교사는 이번이 첫 수학여행이었다. 잠수사에 발견될 당시 전 교사는 구명조끼도 없이 티셔츠와 트레이닝 바지 차림이었다. 학생들은 "5층에 머물던 선생님이 아래층으로 내려와 '빨리 나가'라고 소리친 것이 마지막 모습"이라고 말했다. 제자들을 구하기 위해 계단을 오르내리던 전 교사는 3층 식당과 주방 사이에서 발견됐다.
2학년 2반 고 이혜경(17)양 어머니 유모(51)씨도 빈소를 찾았다. "우리 딸이 살아있을 때 참 잘해주셨는데 지금은 하늘에서 잘 보살펴주고 계시겠죠." 지난달 18일 딸 시신이 수습된 뒤 안산 합동분향소에 머물던 유씨는 "선생님이 올라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 왔다"고 했다. 그는 "선생님은 메이크업을 전공하고 싶어하는 우리 딸을 위해 학교 선도부원들한테 '혜경이는 사정이 있으니 화장을 해도 좀 이해해달라'고 부탁해주신 다정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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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이자 마지막 스승의 날…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전수영 교사가 작년 선생님으로서 처음 맞은 스승의 날 ‘선생님! 사랑해요’ 등 반 학생들이 써준 글이 가득한 칠판 앞에 웃으며 앉아 있다. /유족 제공
전수영 교사의 아버지 전제구(54) 산업통상자원부 남북경협팀장의 얼굴은 잿빛이었다. 세월호 사고가 나고도 엿새간 딸이 실종됐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았던 그는 일주일 만인 지난달 22일 전 교사의 사연이 보도되고 나서야 산업부에 이를 알리고 휴가를 내 팽목항으로 달려갔다. 한 달 만에 딸 시신을 찾은 그는 "나도 공무원이고 딸도 공무원인데, 딸로서나 같은 공무원으로서나 수영이가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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