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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큰손 "중위험 중수익이 답"…亞 뭉칫돈 대거 헤지펀드로

여행가/허기성 2014. 6. 2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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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홍콩 금융의 중심지인 센트럴 지하철역 앞 사거리에서 홍콩 시민과 자동차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센트럴에 있는 수십 개의 파이낸스 빌딩에는 건물마다 10개 안팎의 헤지펀드가 성업 중이다. [홍콩 = 최재원 기자]

홍콩 금융 중심지 센트럴의 채터로드 프린세스빌딩 25층에 위치한 칵테일바 `세바(SEVVA)`. 지난 18일 저녁 7시 이곳 야외 테라스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모여든 현지 금융인들로 넘쳐났다. 주로 헤지펀드 세일즈맨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유명한 이 칵테일바는 활기로 가득 찼다.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불고 있는 헤지펀드 투자 열풍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스위스계 고텍스 헤지펀드에서 아시아 세일즈를 담당하고 있는 스티븐 리 상무는 "아시아 헤지펀드를 찾는 투자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어 분위기가 고무되어 있다"고 전했다.

세계 7위 규모 스위스계 재간접헤지펀드 운용사인 UBP는 최근 홍콩 센트럴 퀸스로드의 센트럴타워에 있던 사무실을 보다 큰 빌딩인 2익스체인지스퀘어로 옮겼다. 재간접헤지펀드 등 아시아 지역 펀드 세일즈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사무실 공간을 넓힌 것이다. UBP의 이브 군턴 헤지펀드 부문 대표는 "최근 한국의 기관투자가들을 만나본 결과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커지고 있어 놀랐다"며 "국민연금과 같은 대형 연기금에서 투자하게 되면 다른 기관들도 따라서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 지역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은 올해 초 크레디트스위스(CS)가 실시한 글로벌 기관투자가 500명 대상 투자자 설문에서 실제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은 올해 가장 투자하고 싶은 지역으로 선진 유럽(43%ㆍ복수응답 허용)에 이어 일본(33%), 글로벌(26%), 아시아ㆍ태평양(25%), 중화권(18%) 순으로 대답해 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 전망이 매우 밝았다.

2014년 5월 말 기준 순자산 1528억달러의 아시아 헤지펀드 가운데 최대 투자국은 일본이다. 일본은 기업연금을 중심으로 이미 약 700억달러(약 70조원)를 헤지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최근 펴낸 `아시아 헤지펀드 투자자 동향` 보고서에서 현재 7% 수준인 일본 연기금의 헤지펀드 투자 비중이 향후 3년 안에 10%로 높아질 것으로 보고, 이를 주축으로 약 150억달러의 자금이 헤지펀드에 신규 투자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에 이어 호주가 약 400억달러를 헤지펀드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호주는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이 헤지펀드 투자의 중심에 있다. 호주 슈퍼애뉴에이션은 전체 운용자산 가운데 25%를 대체투자에 할당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헤지펀드 비중은 2011년 10%에서 2013년엔 13%로 3%포인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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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베넷 바클레이스 아시아지역 헤지펀드 담당 대표는 "일본의 기업연금이나 호주의 슈퍼연금 등이 헤지펀드 투자를 꾸준히 늘릴 것"이라며 "향후 3년 안에 최대 350억달러의 신규 자금이 아시아 헤지펀드로 새롭게 유입될 것이고,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 아시아 헤지펀드로 옮겨오는 자금 규모도 3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헤지펀드 성장에서 향후 핵심 주체는 한국과 중국"이라며 "다만 중국의 경우 보험사들의 헤지펀드 투자 허용 확대, 한국은 국민연금이 헤지펀드에 투자를 시작하느냐가 중요한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경우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올해 초 일부 보험사의 선물시장과 헤지펀드 투자를 허용했다. 중국 정부는 또 상하이 자유무역지대 출범을 계기로 사상 처음으로 중국 헤지펀드 시장을 외국인에게 개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도 최근 1년 사이 한국형 헤지펀드로 2조원 가까운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투자자들의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 한국 주요 연기금의 대체투자 비중은 10%로 낮고, 대체투자 안에서도 헤지펀드는 5%에 불과해 전체 자산 내 투자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호주 슈퍼애뉴에이션과 비교하면 헤지펀드 투자 비중이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싱가포르에서 만난 한 대형 투자은행(IB) 자산운용 담당자는 "세계 4대 국부펀드로 꼽히는 국민연금이 아직 헤지펀드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대체투자의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라도 부동산 인프라뿐만 아니라 헤지펀드로 자산분배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