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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왜 외면받나

여행가/허기성 2014. 7. 1. 06:38

해외파 중심의 엔트리로 꾸려진 브라질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은 1무2패라는 참담한 성적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제는 K리그가 국가대표의 자양분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 축구의 뿌리인 K리그 흥행과 발전이 없으면 월드컵은커녕 한국 축구의 미래도 암울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K리그는 관중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지난해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7656명에 불과했다. 매일 경기가 진행되는 지난해 프로야구 평균 관중이 1만1184명인 것과 비교된다.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관중 수도 200만∼300만명에서 정체돼 있다. 같은 기간 181경기에서 352경기로 경기 수가 크게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관중은 준 셈이다.

K리그가 관중의 외면을 받는 이유는 먼저 흥행의 핵심인 '재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화끈한 공격축구보다는 승점에 연연해 수비에 집중한다는 의미다. 실제 올 4월 K리그 클래식 총 30경기 중 0대 0 무승부는 6경기, 1대 0 스코어는 8경기나 됐다. 한 골 이하 경기가 전체의 절반가량이나 됐다. 지난해 승강제 도입 이후 수비축구는 더욱 도드라졌다. 한 경기라도 패해 승점을 쌓지 못하면 2부 리그로 떨어지는 절박감 때문이다. 관중은 화끈한 공격축구를 원하고 있다.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전북 현대가 그 좋은 예다.

K리그에는 또 스타가 부족하다. '라이언 킹' 이동국(전북)이나 2002 한일월드컵에서 활약한 설기현, 이천수(이상 인천 유나이티드), 김남일(전북) 등을 제외하면 어떤 선수가 어느 팀에서 뛰고 있는지 가물가물하다. 상하이 선화는 프랑스 스트라이커 니콜라 아넬카와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세계적인 공격수 디디에 드록바를 영입한 바 있다. 과감한 스타선수 영입과 투자로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중국 프로축구는 K리그 턱밑까지 추격했다. 물론 J리그도 디에고 포를란(우루과이)과 같은 네임 밸류가 있는 선수들을 줄기차게 영입하고 있다.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국내에서도 스트라이커가 필요하다"며 "미드필더 중심으로 진화했던 축구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근시안적인 리그 운영과 각 구단의 마케팅 부족도 흥행에 걸림돌이다. 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침체가 이어지자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위해 지난해부터 승강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관중 수도 늘지 않았고 오히려 수비축구가 득세하는 현상만 빚어졌다. K리그의 중흥을 이끌겠다며 2011년 취임한 정몽규 프로축구연맹 회장은 불과 2년 만에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구단들도 지역 밀착 마케팅에 소극적이다. 이 때문에 K리그가 '대중' 스포츠가 아닌 일부 소수 팬들의 '마니아' 스포츠로 전락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월드컵에서 잘하기 위해 준비하지 말고 K리그에서 잘하기 위해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