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뉴타운 사업 걸림돌 없앤다

국토부, 뉴타운 사업 걸림돌 없앤다

기반시설 설치 부담 완화
정부지원 예산 상향 고려
국고보조금 적정비율 검토

국토교통부가 뉴타운 사업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뉴타운 구역 해제 등 출구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와 달리 정부의 방침은 '뉴타운 사업 지속 추진'에 방점이 찍혀 있다. 대신 정부 차원의 지구별 실태조사를 통해 옥석을 가린 뒤 사업성이 있는 구역에 더 많은 지원을 해줘 사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뒤집어 얘기하면,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된 구역은 사실상 정부 지원을 받기가 더 어려워지는 셈이다. 아울러 정부는 그동안 뉴타운 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지적됐던 도로 등 기반시설 설치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그동안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 추진이 삐걱거렸던 뉴타운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 연구에 착수했다고 24일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뉴타운 사업의 좋은 취지에도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 여건 등으로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각 지구별 사업 추진 현황 등을 분석해 뉴타운 사업 개선 방안을 찾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우선 전국의 개별 뉴타운 사업장에 대한 실태 분석에 들어간다. 개별 사업장에 대해 옥석을 가리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뉴타운 사업 취지에 부합하도록 예산 실집행률이 우수한 지구에 더 많은 예산을 배분할 수 있도록 예산 지원 방식을 개선할 방침이다.

아울러 사업 시행자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어야 하는 도로 등 기반시설 설치 부담을 낮춰주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뉴타운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려면 사업 시행자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기반시설 설치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현재 기반시설 관련 규정을 보면 서울시와 경기도는 전체 면적의 30% 이상을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로 채워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 비율이 완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기반시설을 지을 때 들어가는 국가보조금 지원 비율에 대해서도 적정성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지자체 재정 여건을 고려해 사업 시행자가 도로·공원·주차장 등 기반시설을 지을 때 사업비의 10~50% 내에서 정부 예산을 지원해 주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의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를 기준으로 지원 비율을 산정하다 보니 기반시설 설치 비중이 높은 서울·수도권 사업지구의 경우 원활한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현재 서울·경기·인천의 경우 정부 지원 등급이 가~마 등급 중 가장 아래인 라~마 등급으로 분류돼 기반시설 설치비용의 최대 20%까지만 지원받을 수 있다.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서울·수도권에 있는 사업구역도 경우에 따라선 더 많은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 정부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반시설 정부 지원 예산을 올려주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사업 시행자가 원할 경우 재정비촉진계획안을 변경하는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김덕례 주택금융공사 연구위원은 "기반시설 증가는 사업비 증가로 이어지고 사업비 증가는 공공지원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주민 부담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획일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기반시설 설치 비율과 국고 지원 방식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
뉴타운(재정비촉진사업) 사업= 낡은 마을을 헐고 새 아파트를 짓는 정비사업의 일종이다. 아파트 단지 하나만 헐고 사업을 추진하는 재건축 사업과 달리 뉴타운 사업은 몇 개의 구역을 하나로 묶어 광역 단위의 도시개발사업 형태로 진행된다. 2002년 서울시가 처음 뉴타운 사업을 시작했다. 부동산 경기 호황기였던 2000년대 중반 서울·수도권에서만 뉴타운 구역으로 63곳이 지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