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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도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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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수요예측과 사업지연으로 고속도로 건설에 투입되는 정부자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재정사업 성과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고속도로 건설사업으로 들어간 예산은 25조8400억원으로 2012년에 비해 약 3600억원 증가했고, 올해도 1000억원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설계변경 등으로 인해 증가한 사업비는 2012년 619억원에서 지난해 3317억원으로 5.4배 증가했다. 이 또한 올해 600억원 이상이 추가로 늘어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공사기간 지연 등 물가변동에 따라 지난해 사업비는 289억원 늘어났으며 올해도 347억원이 증가한다.
잘못된 교통수요예측도 문제로 지적됐다. 고속도로 준공 이후 이용률 현황을 살펴보면 2006년 이후 준공된 11개 고속도로의 평균 통행률은 39%에 그치고 있다. 100대의 차량이 다닐 것으로 예측하고 만든 고속도로에 39대만 다녔다는 의미다.
이용률이 60%를 넘는 곳은 평택-음성 고속도로(78%) 한 곳 뿐이다. 장성-담양(18%), 익산-장수, 목포-광양(각각 22%) 고속도로 등 대부분이 수요예측에 실패했다. 심지어 양평-여주 고속도로는 5%에 그쳤다. 이들 고속도로는 기본설계 당시 편익-비용 비율이 1 이상으로 나타나 사업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교통부가 제2차 도로정비기본계획에 따라 2020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는 고속도로는 27개다. 총 연장 1633.5㎞에 투입되는 비용은 자그만치 45조5000억원. 이는 국토부 한해 예산인 20조9000억원의 2배를 넘어서는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도로공사의 잘못된 사업예측과 예산지연은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고속도로 노선별 재무성을 제대로 분석하고 국고 출자비율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