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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침체기인데 대학가는 부동산 '열풍'..왜?

여행가/허기성 2014. 7. 9. 13:16

2년새 부동산 관련 학과 28% 증가…높은 취업률에 '돈벌이 수단' 우려도]

 


최근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진출분야도 다양해지면서 시장침체와 달리 대학가엔 부동산 열풍이 불고 있다. 몇몇 대학은 앞다퉈 부동산 관련학과와 대학원을 설립하고 각 학과의 경쟁률 또한 두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각 대학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반면 이 같은 추세가 대학들의 돈벌이 수단으로만 악용되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부동산교육이 수요를 고려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자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9일 대학알리미와 유웨이중앙교육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전국 46개 대학에 55개의 부동산 관련학과(2년제 포함)가 운영되고 있다. 이는 2012년(43개 학과)에 비해 27.9% 늘어난 수치다. 특히 2년제 대학의 부동산 관련학과는 2013년 이후 7개 학과가 새로 생겼다. 4년제 대학의 경우 24개 대학에 26개 학과가 설치돼 있다.

이처럼 부동산 관련학과 설치가 늘어난 원인은 최근 재테크 등에 관심을 갖는 일반인과 기업체들의 전문 인력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주요 부동산학과 취업률도 평균 68%대를 보이며 전체 대학졸업생 취업률 평균인 59.8%를 웃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해 건국대 정치대학 부동산학과 입시경쟁률은 15.3대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도 올해 지방캠퍼스에서 서울캠퍼스로 이전하면서 7.5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증가하고 복잡한 금융상품과 개발구조가 일반화되면서 전문가 수요가 늘고 있다"며 "반면 전문가들의 공급은 아직 미흡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관련대학의 최강자는?

이처럼 부동산 관련학과의 인기가 이어지자 기존 아성에 도전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한양대가 대표적이다. 한양대 도시·부동산대학원은 올 2학기부터 야간특수대학원 과정으로 부동산융합대학원을 신설하면서 기존 대학들에 도전장을 냈다.

대학원 신설과정에서 학교 측이 막대한 재원과 교수진 영입에 열을 쏟는 등 관련업계에서도 주목받았다. 대학원 신설은 조만간 대학 내 학부·학과 신설로 이어질 것이라고 학계는 내다봤다.

그동안 부동산학 관련 선두주자로는 건국대가 꼽혀왔다. 건국대는 국내에서 최초로 학부에서 부동산학 교육을 시작했다.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와 한성대·강남대·강원대 부동산학과들도 우수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수도권 소재 대학의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존 부동산학과 유명대학들과 나란히 하려면 최소 5년은 걸릴 것"이라면서도 "신설 학교들의 경우 장학금 등 재원 측면을 포함한 학교 차원에서의 지원과 추진의지는 무서울 정도"라고 밝혔다.

◇대학들의 '돈벌이 수단'?

대학가에서 주로 써온 '부동산학과'라는 명칭도 차츰 바뀌고 있다. 기존 부동산학과가 △정책 △조세 △개발관리 △중개 등에 치중했다면 최근엔 금융·경영분야가 중시돼 타 학문과 융합한 새로운 명칭 과정들이 신설되면서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실제 △재무부동산학과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금융보험부동산학과 △부동산자산관리과 △부동산컨설팅과 등의 학과 명칭이 사용된다. 주로 주간에만 운영한 2년제 대학들도 야간학부를 설치하는 등 앞다퉈 학생 모집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부동산 관련학과가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인문계에선 경영학과를 제외하고는 기업들로부터 후원받기 쉽지 않았다"며 "부동산 관련학과는 기업들과 투자개발사로부터 큰 규모의 지원을 받으면서 장학금과 학과 재원도 풍부해 학생유치에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주영 상지대 부동산전공 교수는 "부동산교육이 수요를 고려했는지 살펴봐야 되는 시점"이라며 "실무분야의 연계강화와 부동산시장의 신경향을 반영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