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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풍자그림 전시..아무도 '결정' 안 해

여행가/허기성 2014. 8. 22. 20:12

박 대통령 풍자그림 전시..아무도 '결정' 안 해

윤장현 시장·홍성담 작가 등 긴급 회동…결론 못내

광주시 불간섭 원칙…전시 여부 결정 비엔날레재단에 넘겨

(광주=연합뉴스)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했다는 이유로 전시 유보된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 논란에 대해 광주시와 전시를 주최한 비엔날레재단 모두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윤장현 광주시장이 홍 화백과 만나 의견을 나눴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전시 여부 결정은 재단의 몫이라고 밝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 광주비엔날레 창설 20주년 기념 특별전에서 홍성담 화백의 걸개그림 '세월오월'이 대통령을 풍자했다는 이유로 작품 전시가 유보되자 참여작가와 지역 예술인들이 8일 오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릴 특별전 개막식에서 대형 프린트 작품을 펼치며 항의하고 있다.

↑ 윤장현 광주시장

↑ 80년대 한국의 대표적인 민중미술작가 홍성담 화백 (연합뉴스 자료사진)

22일 홍 화백 등에 따르면 전날 밤 광주시내 모처에서 윤 시장과 홍 화백, 이용우 광주비엔날레재단대표, 윤범모 전 책임 큐레이터 등이 만나 '세월오월' 전시 여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윤 시장은 "전시 여부에 대해 비엔날레재단에 큐레이터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지만,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재단으로부터) 공문을 받으면 (결정사항을) 따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사퇴의사를 밝힌 이용우 비엔날레 대표나 윤범모 전 큐레이터도 특별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비공개 회동은 '세월오월' 논란이 장기화하면서 비엔날레재단 이사장인 윤 시장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윤 시장이 대화의 자리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작품을 선택하고 전시를 책임지는 큐레이터나 전시를 주최한 재단의 대표, 이사장 모두 뚜렷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 시장은 작품 철거에 나선 참여작가들에게 지난 16일 보낸 편지에서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개최해 그 결과에 따라 처리할 것임을 알려드린다"며 사실상 큐레이터와 시민에게 공을 넘겼다.

이 대표도 지난 18일 열린 사퇴 기자회견에서 "비평가의 입장에서 보면 전시되어야 한다"고 밝혔지만 "경영인 입장에서 보면 전시 여부를 즉각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어려운 요소가 있다"고 밝혔다.이에 앞서 윤 전 큐레이터는 지난 10일 "전시 파행에 따른 도덕적 책임을 간과할 수 없어 사퇴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홍 화백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시 불허를 하든지, 전시를 하든지 결정을 해줘야 하는데 어느 누구도 명확하게 입장을 밝혀주지 않아 답답할 따름"이라며 "비엔날레 재단의 이사장이자 광주시의 대표인 시장이 명확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전시 여부는 행사 책임을 맡고 있는 재단의 전문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 이용우 대표와 윤범모 전 책임 큐레이터의 책임이어서 광주시가 전시 여부를 결정할 주체가 아니다"며 간섭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윤 시장은 20주년을 맞은 비엔날레의 개혁이 필요하다며 시장이 맡고 있는 재단 이사장을 명예 이사장으로 전환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이사진을 꾸려야 한다고 밝혔다.

윤 시장이 확고한 입장을 밝힌 데다 광주시의회, 시민단체, 미술가들의 요구도 커지고 있어 비엔날레와 재단의 개혁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월오월' 전시 여부를 두고 지역 사회가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윤 시장이 재단 측에 전시 여부 '결정'을 촉구,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