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줄줄새는 농업용 면세유 왜?

여전히 줄줄새는 농업용 면세유 왜?전담인력 道별로 고작 1명뿐
농민진술만 의존… 단속 ‘구멍’

면세유의 농작업 외 용도 사용, 제3자 양도, 판매업소와 결탁으로 부당이득 취득, 영농 중단 시 미신고로 면세유 부정수급 등 면세유를 둘러싼 불법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면세유 전담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고 확인·점검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면세유 부정사용자 처벌 규정도 허술해 근절효과가 미약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 때 농업용 면세유 불법사용과 관련해 "뿌리 깊은 비정상적 관행을 바로잡는 노력을 적극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정부는 2014년 세법개정에 면세유 관리강화 방안을 담았다.

25일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의원이 농식품부에서 받은 농업용 면세유 불법유통 적발자료에 따르면 2011∼2013년 적발건수는 1만8686건이다. 2011년 4550건에서 2012년 5441건, 지난해 8695건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 적발물량은 총 3만7769㎘, 384억원어치다. 2011년 8788㎘에서 2012년 1만573㎘, 지난해 1만8408㎘로 2년 새 2.1배로 증가했다.

이 중 3년간 면세유를 농작업 외 용도로 쓰거나 판매업소에 넘겨 부당이득을 취득하는 등 조세특례제한법 위반 물량은 9399㎘(93억4600만원어치)였다. 경유가 8985㎘(89억400만원어치)로 95.6%나 됐다. 경유는 정상가격이 1676원(2014년 1월 기준)인데 세금감면액은 605원으로 등유 193원(정상가격 1279원)의 3배가 넘어 수요가 많은 데다 자동차 연료와 가정용 보일러 등에 사용할 수 있어 허위신고나 부정사용이 잦다. 면세유 불법유통 주유소도 2011년 36곳에서 2012년 42곳, 지난해 49곳으로 증가추세다. 3년간 적발물량은 총 1387㎘, 13억4768만원어치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은 농업인과 판매업소를 대상으로 면세유 적정사용 여부 등을 조사한다. 하지만 농기계 보유 허위 등록 등으로 면세유를 중복 지원받거나 부정사용하는 사례를 확인하기 어려워 농업인 진술에 의존하고 있다. 면세유의 실 사용량을 확인·점검하는 시스템도 없다. 난방기는 2010년 도입 기계부터 시간계측기 부착을 의무화했지만 실적을 점검·관리하지 않고 있다. 농관원은 면세유 전담인력이 도(道)별로 1명이라 1만ℓ 이상 사용 농가(2만8000기구)만 조사하는데 1명이 3000가구를 맡는다. 2008년부터 직전연도 면세유 1만ℓ 사용 농가는 면세유 사용실적과 농산물생산실적을 신고해야만 한다. 그러나 신고서 미제출과 허위신고가 많으며 이를 제재하는 규정도 없다. 판매업자가 면세유 부정유통으로 적발되면 5년간 판매중단, 3년 이하 징역에 처하지만 주유소를 친족 명의로 바꿔 계속 팔 수 있는 허점이 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7월부터 모든 농업용 난방기에 경유 공급을 제한하고, 등유만 공급하도록 세법을 개정했다. 면세유 지원 효과는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면세유 부정유통 유인은 축소하기 위한 조치다. 농어업인이 면세유 사용실적과 농어업 생산실적을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제출하면 1년간 면세유 사용을 제한한다. 또 기재부는 내년 1월1일부터 부정유통 적발 판매업자가 친족에게 주유소를 넘기는 것을 제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