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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남기지 말자

여행가/허기성 2014. 9. 11. 20:14

술을 남기지 말자

식당 등에서 회식이 끝난 자리를 보면 음식도 많이 남아있지만, 이와 함께 술도 잔과 병에 꽤 많이 남아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에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는 연간 400만t에 이르고 처리비용이 20조원을 넘는다고 한다. 이것만 갖고도 북한의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에 비해 남는 술은 대부분 하수도 등을 통해 그냥 버려지기 때문에 양이 어느 정도인지 알기조차 어렵다.

과다한 음식물 쓰레기는 외화낭비, 자원낭비, 환경파괴 등 그 폐해가 심각하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많이 있었지만 큰 효과는 없는 것 같다. 이는 반찬이나 찌개 등을 나누어 먹는 식습관, 음식은 넉넉해야 한다는 사람들 생각 등 우리의 음식 문화와 깊은 관계가 있을 것이다. 유럽 등 해외의 한국 식당도 음식물 쓰레기가 많다. 외국인이 주 고객인 식당보다 한국인이 주 고객인 식당이 남겨 버리는 음식물이 훨씬 많은 것을 보면 음식 자체보다는 습관이 더 문제인 것 같다.

다음으로 남겨 버리는 술이 많은 것은 잔을 채워 술을 권하는 술 문화와도 관계가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술값이 너무 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유럽의 와인 매너도 손님의 술이 술잔의 1/3 정도 밑으로 줄면 호스트가 술이 부족하지 않게 첨잔을 한다. 자신의 주량이나 다른 이유로 술을 더 마시지 않으려면 첨잔하려 할 때 손으로 자신의 술잔을 막아 더 받지 않는다는 표시를 하면 된다. 그리고 자리가 끝난 때에는 자신의 잔에 남아 있는 술을 다 마시는 것이 예의이다. 술을 남기면 주인이 정성들여 준비한 술과 음식 등에 문제가 있다는 표시로 보여 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술을 남기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어 술을 남겨도 그저 그런가 보다 한다. 특히 한 병에 1000원 정도인 소주와 막걸리는 남겨도 대접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부담이 되지 않는다. 술값이 싸니 마시건 안 마시 건 일단 잔에 술을 꽉꽉 채워 인심을 후하게 쓰는 것이 모양이 좋아 보인다. 받는 사람도 잔을 받아 놨다가 마시기 싫으면 남겨 놓고 가면 그만이다. 이렇게 술을 남겨 버리면 돈은 얼마 되지 않을지 모르기만 환경파괴는 심각하다. 하수도에 버려지는 소주 한 잔이 완전히 분해되려면 물 t톤이 필요하다고 한다.

좋은 술을 적당히 주문하여 남기지 않고 다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지만 싸구려 술이더라도 먹을 만큼 주문하여 다 마시도록 하자. 건강에 좋지 않은 싸구려 술 갖고 너무 인심 쓰지 말자. 적은 돈이지만 절약할 수 있고 지구를 지키고 각자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술을 남기지 않고 다 마시는 좋은 문화가 정착되면 덤으로 음식물 쓰레기도 줄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