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중년 남성의 중후한 멋과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닥친 '가을 인생'은 그다지 멋있거나 낭만적이지 않다. 절정의 순간을 지나 떨어진 낙엽처럼 중년 남성의 몸과 마음은 초라해지기 쉽다.
남성은 중년이 되면 세포 내 단백질 합성이 저하되고, 수분이 적어지면서 얼굴과 목 주변에 짙은 주름이 생긴다. 또 남성호르몬 분비가 불규칙해지면서 탈모가 진행돼 머리도 점점 벗겨진다. 뱃살도 점점 두툼해지며 전형적인 '아저씨' 모습으로 변해간다. 중년에 접어들면 기초대사량이 15% 정도 감소하고,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지는 비대성 비만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려고 적게 먹고 운동을 해도 허리 주위에 집중된 지방세포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
- ▲ 사진=헬스조선 DB
체력과 운동 능력도 예전 같지 않다. 40대 중반을 넘어서면 30대에 비해 근육량과 근력이 10~20% 정도 감소한다. 심폐지구력, 유연성, 평형감각 등 기초체력도 30대보다 8~13% 정도 떨어진다. 이 때문에 마음껏 운동을 하고 싶어도 몸이 잘 따라주지 않고, 무리하다간 다치기 십상이다. 40~50대의 운동으로 인한 부상 발생률은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40~50대 남성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39.2%로 60~70대(35.8%)보다도 높다. 중년 남성 10명 중 4명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복부비만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고혈압 유병률은 40~45세에 24.5%에서 55~59세가 되면 47.7%로 급상승한다. 30대에는 1%에 불과하던 당뇨병 유병률도 45세가 되면 9%로, 50대엔 17%가 된다. 40~50대 남성의 공복 혈당 평균치는 99.2~104.5㎎/㎗인데, 당뇨병 진단 기준이 100㎎/㎗ 이상이다. 이러한 만성질환자는 발기부전 유병률이 최고 4배까지 높아진다. 이러한 발기부전은 중년의 남성성을 위협하는 큰 요인이다. 대한남성과학회에 따르면 40대 남성의 약 8%, 50대 남성의 약 15%가 병적인 발기부전이다. 기대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인생의 절반을 갓 넘긴 시점부터 '고개 숙인 남성'이 되는 것이다. 그 밖에도 혈관과 세포와 뇌의 노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면역기능이 떨어져 툭하면 잔병치레를 하게 된다.
이러한 중년 남성들에게 전문가들은 비타민B를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면역 체계와 신경계를 건강하게 하는 비타민B는 '남성 비타민'으로도 불린다. 물론 여성들에게도 필수적인 영양소이지만, 음주와 흡연, 과로, 정력부족, 탈모 등 중년 남성들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술자리가 잦고 담배를 피우며, 머리숱이 듬성듬성해지는 중년 남성에게는 비타민B1이 부족해 만성피로와 소화장애, 정력감퇴로 이어진 경우가 많고, 머리카락이 푸석푸석하고 입 안이 자주 헌다면 비타민B2가 결핍됐을 가능성이 크다. 또 대머리나 백발을 예방하려면 비타민B9를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은 어떤 종류든 몸에 필수적인 영양소이지만, 간질환과 만성피로, 스트레스 등에 시달리는 중년 남성들에게는 특히 비타민B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비타민B가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챙겨 먹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