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을 福과 부동산 福
자녀 여럿을 키우다 보면 형이나 언니보다 동생이 더 큰 자녀들이 있다. 그럴 때 부모는 어서 형이나 언니가 더 커주기를 바라지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던가. 끝까지 아우가 더 큰 사람도 있고, 살다보면 어느 날 비슷해지기도 하며, 형이나 언니가 더 크기도 하더라. 형제자매가 많은 집은 항시 시끌벅적하다.
요즘 부동산시장이 그렇다. 형은 매매가격이요, 동생은 전세가격이다. 또 형은 85㎡이상 중대형 주택이요. 동생은 그 이하의 중소형 주택이다. 강남에서 85㎡전세가격이 6억 5천만 원이었는데 1억이 올라 7억5천만 원이 되자, 동생에게 지지 않으려는 욕심인지 형도 1억이 올라 버렸다.
지금 부동산시장은 번호표 없는 삼류극장이다. 아무나 먼저 들어가서 앉는 사람이 임자다. 신규분양이 잘 되고 보니 건설사들은 분양을 늘려 잡느라 정신이 없다. 기존주택은 전세를 올려놓고 기다려야 하느냐? 팔고 이사를 가야 하느냐? 머리가 아프다. 팔아봤자 마땅히 갈 곳도 없지만,
그동안 안 팔렸던 아파트.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호텔형 원룸주택. 하우스텔. 빌라. 타운하우스 등 미분양이나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주택들도 대출 3억에 자부담 3천 입주, 5천에 두 채, 1억에 3채 월 150 수입, 3억5천 할인 추가 알파, 라고 쓰인 광고지에 엿물이 자르르 흐른다.
이런 광고에 속지 말고, 쏟아지는 신도시, 산업도시 추가 분양에 한 눈 팔지 말자. 대출 3억에 자부담 3천이면 그게 내 집인가? 은행 집이지~ 강남 아래 어느 동네 85㎡짜리 분양가가 10억 가까이 되는데 2-3년 후 그 가격을 상회한다고 할 수 있을까. 가격은 상회할지 모르겠으나 살 사람은 없을 것이다.
투자자들은 기존주택, 다세대, 빌라, 신규분양, 토지, 상가 등 여러 곳을 뒤져보지만, 마땅한 곳을 찾기 어려우리라.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매물을 구경하다보면 나중에 뭐가 뭔지 감을 잡기 어려워 잡았던 복을 놓치는 일 도 있다. 처음 계획에 따라 구경한 것, 그것을 진짜로 생각하시라.
어느 시골 해변에 아들 넷, 딸 넷, 8남매를 둔 농어가가 있었다. 셋째 딸이 결혼할 해가 되었다. 그 집 자녀로서는 여섯 번째로 결혼하게 될 참이다. 오늘은 셋째 딸 신랑후보가 선을 보러 오는 날이다. 그 집안 풍속은 선보러 오는 날, 모든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후보와 인사를 나눈다고 한다.
옛날에는 선을 볼 때 신랑이 처녀 집으로 가서 봤었다. 다방에서 만나는 일도 있었으나 오지 시골에서는 그게 더 번잡한 일이기도 했으리라. 읍내 다방까지 부모 모시고 나오려면 우선 교통이 불편했었다. 또 식사를 대접하는 일도 있어서 방문해서 선을 보는 게 일반적이었다.
중신애비를 따라 신랑후보가 방으로 들어선다. 홀로 계신 신부 어머니에게만 공손히 인사를 하고 나머지 가족들은 싸잡아서 한 번에 인사를 끝냈다. 시골집 안방은 아랫목 끝 쪽에 부엌으로 나가는 문이 있다. 그런데 그 문 앞에 젊고 예쁜 처녀가 나란히 셋이 앉아 있었다.
총각은 처녀 셋을 동시에 살피면서 신부 감을 찾아보지만, 감이 잡히지 않는다. 누굴까? 이상한 집도 다 있네. 처자 둘은 생글생글 웃고 있고, 한 처자만 수줍은 채 눈을 내려 깔고 있다. “셋 중에서 제일 못 생겼는데, 설마 저 처녀는 아니겠지~” 궁금해서 죽을 지경이다.
“신랑신부만 남겨놓고 우리들은 잠시 나갑시다.” 그 집 큰 며느리가 소리치자 모두들 우르르 밖으로 몰려 나갔다. 생글생글 웃고 있던 처자들도 밖으로 나가는데 모두들 팔등신 미인이더라. 그러나 못 생긴 처녀는 꼼짝 않고 고개를 더 숙이고 있었다. 총각은 기분이 나빴다. “제일 못 생긴 처녀만 놔두고 날더러 어쩌란 말인가?”
총각은 실망이 컸지만,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누구 때문에 이집에 오게 되었는지를 곰곰이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 집에 오게 된 것도 자신의 복이고, 저 처녀와 선을 보는 일도 자신의 복 아니겠는가. 중신애비는 바로 그 집 큰 며느리다. 즉 처녀의 올케다.
올케는 3일을 쫓아다니면서 총각 엄마를 졸라댔다. 엄마도 총각을 졸라댔다. 공무원 생활하면서 객지에서 고생하지 말고 빨리 데리고 가서 살라고~ 총각은 못이긴 채 결혼을 승낙해 버렸고, 그 집 셋째 사위가 됐다. 그 총각이 바로 필자다. 하하,
부동산 투자는 자신이 처음에 계획한 바를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하자. 나중에 보는 것이 좋을 수도 있고, 같은 값에 더 큰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내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자. 내가 가진 부동산은 항시 값이 그대로이니 어찌된 셈일까? 지켜보는 가마솥이 더 늦게 끓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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