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 謝絶(사절)"… 대학, 中유학생 전용 강의 늘어
중국 유학생 많아지자 전공 수업까지 중국어로
대학 측 "배려 차원에서…", 한국 학생들은 "逆차별"
대학 내 중국인 유학생이 많아지면서 대학가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캠퍼스를 지나다 보면 중국어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것은 예삿일이고, 학내 컴퓨터실에서 컴퓨터를 켜면 한국 포털 사이트 대신 중국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baidu)'가 자동으로 뜨는 경우도 많다. 아예 중국어로 진행하는 강의가 개설되거나, 한국어로 진행하더라도 한국인 학생을 배제한 채 중국인 학생들만 모아서 하는 강의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날 건국대에서 진행된 한국사 수업도 이 중 하나다. 이 수업은 1학년을 대상으로 한 핵심교양 중 하나로, 개설된 5개 동일과목 중 1개는 중국인 유학생만 들을 수 있다. 건국대에는 상경대 전공과목 3개, 교양과목 12개 등 이번 학기에만 이런 수업 15개가 있다.
건국대뿐 아니라 중국인 유학생이 있는 대학이면 대개 사정이 비슷하다. 경희대에선 2011년부터 중국인 유학생 전용강의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학기에도 교양과목인 '인간의 가치탐색' 등 중국인 유학생 전용강의 5개를 열었다.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서도 2013년 중국인 유학생 전용 강의를 만들기 시작해, 올해도 기계공학과 전공강의 3개를 중국인 유학생 전용으로 개설했다. 중국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는 반면 한국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기에는 미진한 부분이 있어 전용강의를 만들었다는 게 학교 측의 공통된 설명이다. 지난해 기준 경희대엔 중국인 유학생 1689명, 한양대엔 1330명, 건국대엔 1235명이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어도 잘 못하는 데다 한국 학생과 실력 차이도 커 F학점 때문에 졸업을 못하는 경우가 생겨나 전용 수업을 만들었다"며 "전용 수업을 만들고 나니 적응도는 높아졌지만 유학생들 사이에서 '한국 학생들과 교류가 없고 우리끼리만 수업을 들어 유학 온 것 같지 않다'는 의견이 나와 해마다 이를 적절하게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를 두고 한국인 학생들 사이에선 '역차별'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건국대에 재학 중인 K씨는 지난해 다른 전공과목을 신청할 수 없어 한국어로 진행하는 중국인 유학생 전용 수업을 들었다. K씨는 "졸업해야 하는데 신청할 수 있는 다른 전공과목이 없어 교수님께 사정해 중국인 유학생 전용 수업을 들었다"며 "나 말고도 6~8명의 학생들이 비슷한 사정으로 중국인 유학생 수업을 들어야 했는데 한국 학생도 다 수용 못하면서 중국인 유학생만을 위한 수업을 따로 만드는 건 역차별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22)씨 역시 "외국에 교환학생으로 가면 그 나라 언어에 적응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며 "한국에서 학교 다니겠다고 온 사람들에게 모국어 수업을 따로 열어주는 게 옳은 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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