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양수리 두물머리 개발 ‘도로 4대강’
ㆍ환경부, 관광지 추진… ‘생태학습장’ 주민과 합의 어겨
정부가 4대강 사업을 놓고 주민들과 갈등하다 2012년 생태학습장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던 경기 양수리 두물머리에 다시 4대강식 개발사업을 추진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 이미경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23일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한강청)의 ‘에코폴리스 양수리 조성계획안’을 공개하고 “정부가 농민들과 합의했던 생태학습장과는 전혀 다른 관광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강청이 대외비로 분류한 이 문서에는 양수리에 생태조각공원, 두물머리에는 생태문화공원을 조성하는 등 볼거리를 늘리고 둘레길을 만드는 내용이 포함됐다. 4대강 사업으로 조성돼 있는 기존의 천변 공원과 다를 바 없는 내용이다.
두물머리는 농민들이 4대강 사업을 강하게 반대하면서 3년 넘게 갈등이 이어졌던 곳이다. 주민들과 4대강살리기추진본부는 다른 4대강 사업 지역의 공사가 대부분 마무리된 2012년 8월 생태학습장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호주의 세레스환경공원처럼 유기농업을 체험하고, 유기농의 가치를 교육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게 골자였다. 이후 두물머리 유기농지는 모두 철거됐으며 정부는 생태학습장 조성을 위한 용역연구도 진행한 바 있다.
주민들은 한강청과 양평군이 두물머리뿐 아니라 양수리 전체를 대상으로 한 개발계획을 만들면서도 주민들에게 아무런 내용도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강청은 지난 2월 양평군과 함께 사업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3월에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생태학습장 추진협의체 위원인 김정수 환경안전건강연구소 소장은 “지난 10일 한강청 담당자와 면담했을 때 한강청은 이미 조감도 작성을 위한 용역을 발주해 이달 말 조감도가 완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강청 담당 국장과 양평군 공무원 5명은 오스트리아·스위스·이탈리아 답사까지 다녀온 상태다.
양수리 주민 서규섭씨는 “생태학습장을 짓기로 해 합의한 것인데 그게 아니라면 합의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잔디밭으로 변한 자신의 논자리를 가리키며 “15년간 정성 들여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었던 논이 사라졌는데 이제 와서 합의했던 내용을 백지화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두물머리는 4대강 사업지 중 유일하게 정부와 농민, 야당, 시민단체가 평화적인 합의를 이룬 곳”이라며 “국회 토론회를 통해 ‘도로 4대강’ 사업이 되어버린 에코폴리스 사업의 문제점과 해법을 공론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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