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400개 넓이 땅에… 삼성전자 “미래를 심었다”

축구장 400개 넓이 땅에… 삼성전자 “미래를 심었다”

 ▲ 2017년까지 1단계 15조6천억 투자
41조원 생산유발·15만명 고용효과
기흥·화성 잇는 세계 최대 단지로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다. 투자 규모만 15조6000억원으로 국내 대기업 단일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40년 전 기술 불모지에서 메모리반도체 1위 업체로 뛰어오른 삼성전자가 명실상부한 반도체 통합 챔피언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던진 승부수다. 삼성전자는 “미래를 심었다”고 자평했다.

삼성전자는 7일 평택의 고덕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권오현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개최했다.

7일 오전 경기 평택에 위치한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에서 열린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 기공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함께 기공 발파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찬 삼성물산 전무, 로웬 첸 퀄컴 전무,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 원유철 국회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이 부회장, 박 대통령, 윤 장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유의동 국회의원, 공재광 평택시장, 전영현 삼성전자 사장, 피터 베닝크 ASML 대표. | 연합뉴스

 

박 대통령은 “기흥, 화성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인프라를 갖춰 반도체 생산의 중심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해달라”며 “도전과 열정의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미래를 내다보고 과감하게 투자를 확대해달라”고 당부했다.

권 대표이사는 “기술 불모지에서 시작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 ‘큰 목표를 따르라’는 반도체인의 신조를 이어받아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박 대통령은 발파식을 마친 뒤 옆에 서 있던 이 부회장에게 말을 건넸고, 이 부회장은 몸을 기울이며 설명하는 등 대화를 이어나갔다.

평택 반도체 단지는 부지 면적이 289만㎡로 축구장 400개 넓이다. 국내 최대 반도체 생산단지인 기흥·화성 단지를 합한 면적(300만㎡)과 맞먹는다.

삼성전자는 이 부지에 역대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 1기를 건설하고, 2017년까지 1단계로 총 15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5월부터 본격 가동된 중국 시안 공장에 투입된 70억달러(7조5000억원)의 2배가 넘는다. 이번 투자로 41조원의 생산 유발과 15만명의 고용 창출 등 경제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삼성전자는 예상했다. 특히 2017년 상반기에 생산라인이 본격 가동되면, 수요가 급증하는 모바일·서버 부문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차세대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선점하는 중추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흥·화성·평택을 잇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가 형성되면, 디스플레이 단지가 있는 천안·아산 지역까지 수도권과 충청권을 잇는 대형 정보기술(IT) 밸리를 구축하는 고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 단지에 설치될 주력 부문은 확정되지 않았다.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사이 시장 상황을 보고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가운데 선택하거나 비중을 배분해 설비를 마칠 계획이다. 평택 반도체 단지는 이 부회장이 정부와 지자체 인사들과 긴밀하게 접촉하며 당초 계획보다 1년여 앞당겨 투자가 결정됐다. 기술적 우위에 더해 발빠른 대규모 투자로 반도체 시장의 기존 경쟁자들은 물론 중국 등 잠재적 경쟁자들과의 승부에서도 한 걸음 더 앞서 나가기 위해서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 육성을 위해 1200억위안(21조원)에 달하는 국부펀드를 조성하며 메모리반도체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