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이 오지도 않았는데 지구촌이 벌써부터 폭염으로 펄펄 끓고 있다. 일부 지역은 가뭄과 홍수 등 이상기온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와 엘니뇨 현상(해수온 상승) 등이 이상기온을 불러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6일 미국 CNN방송과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인도에서 폭염으로 인해 최근 일주일동안 640명 이상이 일사병과 탈수증 등으로 사망했다. 주로 인도 동남부에 위치한 안드라 프라데쉬주와 테랑가나주에서 사망했으며 낮기온이 42도~48도에 이르렀다. 폭염은 가뭄 때문으로, 인도는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가뭄 피해가 계속 확대돼 왔다. 비는 다음달 초에야 내릴 것으로 예보돼 사망자가 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북·중미 대륙에선 주로 여름철에 찾아왔던 폭풍과 폭우를 동반한 토네이도가 이달 초부터 집중 발생해 홍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텍사스는 25일(현지시간)까지 홍수로 최근 한주 동안 수천채의 가옥이 파손되고 1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폭우와 강한 바람을 앞세운 폭풍은 3주 이상 오클라호마주, 캔자스주, 네브래스카주 등 미국 중부 지역을 휩쓸었고, 지금은 텍사스 등 남부 지역에 피해를 주고 있다. 텍사스와 접경한 멕시코 국경도시인 콰일라주 시우다드 아쿠나시에서도 강한 바람으로 유모차가 날라가는 등의 피해로 최소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는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산불 피해가 잇따르고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5월인 데도 최근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등 1973년 이후 42년 만에 가장 더운 5월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각지의 이상기온이 고온의 바닷물이 서태평양에서 동태평양으로 흐르면서 지구 대기 흐름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엘니뇨는 통상 인도와 동아시아, 미 서부 등에는 가뭄을, 미 중·남부에는 폭우 등을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호주 기상청은 “올해 엘니뇨가 예년보다 한달 빨리 이달 초 이미 시작됐으며 아주 실질적인(substantial) 현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