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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려나간 오성산 … 인천공항공사 보고있나

여행가/허기성 2015. 5. 27. 06:43

잘려나간 오성산 … 인천공항공사 보고있나

'돈타령' 급급 공원조성 외면...인천시 요구엔 원론적답변 되풀이

▲ 중구 용유도 천혜의 관광지로 각광받던 오성산이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이뤄진 인천공항 2단계 공사 활주로 매립토사 문제로 파헤쳐져 황폐하게 방치돼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국제공항 때문에 허리가 잘려나가 '산'에서 '구릉'이 된 오성산의 복원을 놓고 인천공항공사가 애써 외면하고 있다. '국가 대표 급 공원'으로 조성해 인천공항과 연계할 것을 주문하는 인천 시민의 뜻에 공항 측은 '돈이 많이 든다'며 한 발 빼고 있다. 아무런 개발도 않고 잘라 나간 그대로를 활용하자는 황당한 의견까지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유정복 인천시장과 박완수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만났다. 막대한 이윤을 내는 인천공항이 인천이 희생한 만큼의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게 시의 요구였다. 이에 박 사장의 답변은 "검토하겠다. 시민을 위해 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원론적 입장 뿐.  

중구 용유도 오성산 복원 문제가 화두로 올라왔다. 오성산에서 얻은 토사로 천문학적 액수를 얻은 인천공항공사가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였다.  

오성산의 아픔은 지난 2003년 시작된다. 용유도 천혜의 관광지로 각광받던 이 곳은 인천공항 개발을 위해 희생됐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이뤄진 인천공항 2단계 공사 때 활주로 3, 4번의 매립토사로 오성산이 사라졌다. 절취 이유는 '수도권 신공항 건설 촉진법' 제7조에 따른 항공기 이·착륙 장애구릉 제거 및 토취장 확보였다. 이에 172m 이던 산은 48~52m로 잘려 나갔다. 토사 채취로 대부분의 산이 사라졌고, 꼭대기는 평지가 됐다.  
이 부지만도 88만여㎡에 달한다. 수 년 간 수면 밑에 가라앉았던 오성산 공원화 사업이 다시 급부상했다. 오는 9월까지 도시계획상 공원조성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공원이던 오성산을 절토할 때 허가 조건이 바로 '공항공사 비용부담으로 공원조성 및 산림복구'였다.

시가 공항공사에 오성산 공원 조성을 요구했다. 10년 만에 세계적 공항으로 급성장한 인천공항에 맞게 국가 대표급 공원 조성을 기대했다. 지난해 기준 인천공항 이용자 3753만명, 환승객 725만명, 수도권 거주민 2000만명이 다녀갈 수 있도록 최고로 조성할 것을 주문했다. 한류드라마 체험장과 야외공연장, 극동아시아역사관, 야외풀장, 이색잔디밭, 3000면의 주차장 등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시가 전달받은 인천공항공사의 계획은 혀를 내두른다.

절토된 그대로를 방치해 '원시 캠핑장'과 '암석 체험장' 등으로 활용하자는 것부터 100여면의 주차시설, 화장실은 단 두 곳만 설치하겠단 의견을 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오성산을 깎아 활주로를 만들고 이를 통해 막대한 이윤을 얻은 만큼 세계적 인천공항의 지위에 맞게 공원 또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그런데 인천공항공사가 공원 조성에 미적미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9월까지 공원 조성 계획을 내놓겠다. 공원 소유자 또한 공사 소유가 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답했다.  

인천시의회 김정헌(새, 중구 2) 시의원은 "인천공항공사가 관광명소 오성산을 절토해 얻은 수인만큼 상생 차원에서 관광형 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