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에 휘청이는 신혼부부
예단은 한국의 결혼 문화에서 신혼집 외에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항목일 뿐 아니라 결혼 준비 과정에서 제일 큰 스트레스 유발 항목이기도 하다. 올해 초 웨딩컨설팅업체 듀오웨드가 최근 2년 이내에 결혼한 1000명을 대상으로 결혼 준비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신혼부부들이 가장 줄이고 싶은 결혼 준비 품목은 예단(41.3%)과 예물(18.2%)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단과 예물은 집을 제외한 결혼 비용(6963만 원)의 46.6%(3247만 원)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혼수업계에 따르면 신랑 쪽에서 3억 원 이상의 전셋집 혹은 자택을 마련할 경우 집값의 10∼15%에 해당하는 현금 예단과 함께 이불, 반상기, 은수저 세트, 시어머니의 명품 가방, 시아버지의 맞춤양복 등 현물 예단을 하는 게 관례화되고 있다. 전세금과 집값 상승세에 비례해 예단 관련 지출도 덩달아 오름세다. 여기에 시댁에서 시부모의 형제와 친척들의 예단까지 추가로 요구하면 그 액수는 더 커진다. 지난해 결혼한 김모 씨(33)는 “남자 쪽에서 살 집을 마련하면 여자 쪽에서 그에 맞는 예단을 하는 것이 상례”라며 “여자 쪽에서 걸맞은 예단을 해오지 않으면 ‘미운털’이 박혀 결혼생활 전반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예비 커플을 특히 곤혹스럽게 하는 건 양가의 경제력 차이가 클 경우다. 속된 말로 ‘한쪽이 기우는 것을 주변에 보여주면 안 된다’는 통념이 깔려 있어 무리를 해서라도 예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12월 결혼식을 앞둔 직장 여성 이모 씨(30)는 “양쪽 집안의 경제력 차이가 커 우리 집에서 생각하는 예단과 차이가 많이 난다”며 “주위에선 시댁의 요구를 들어줘야 나중에 별 탈이 없을 것이라고들 해 고민이다”고 털어놨다. 이 씨의 예비 시댁은 아파트 전세금 3억5000만 원을 모두 부담했다.
결혼 관련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결혼은 아직도 집안 대 집안의 결속이라는 측면이 강해 결혼 당사자들이 부모의 재력에 의존해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미국이나 유럽 같은 경우 신혼부부의 능력에 맞게 집은 월세로 구하기도 하고 가전제품이나 가구도 결혼 전 쓰던 것을 쓰면서 경제적으로 독립된 결혼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적 결혼 문화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예단의 범위를 부모 등으로 한정하고 더 나아가서는 경제적으로 독립된 결혼을 하려는 당사자들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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