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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2년새 150% 급등" 짐싸는 서촌 원주민들

여행가/허기성 2015. 11. 24. 05:43

"월세 2년새 150% 급등" 짐싸는 서촌 원주민들

[서울시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市 리모델링·대출 지원 실효성 의문

 

서울 종로구 효자·청운동 서촌길. (오른쪽)10년 이상된 오래된 상가와 최근에 생긴 상가들이 어우려져 있다. (왼쪽)주택가까지 새로운 상가들이 생겨나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효자·청운동 서촌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과 삼청동에 이어 새로운 명소로 주목받는 이곳 상점들은 장사 준비로 분주했다. 평일 오전이었지만 벌써부터 관광객들의 모습도 보였다.

겉으론 평온한 모습이었지만 상인들의 고민은 컸다. 서촌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최근 2년 동안 월세가 두 배 이상 올랐다”며 “가로수길과 삼청동이 포화이다보니 이곳에 상가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J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위치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33.1㎡ 규모의 가게라면 2년 전만 해도 월세 40만~50만원이었는데 요즘은 130만원 안팎은 된다”며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나가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촌에서 약 10여 년 째 세탁소를 운영하던 최씨 부부는 하루아침에 가게를 비어줘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동안 몇 차례 계약을 연장해 온 최씨 부부는 내년 2월까지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00만원에 계약이 돼 있다.

하지만 지난 9월 건물주로부터 월세를 250만원까지 올려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당장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하자 건물주는 다른 임차인을 구하겠다며 중개업소에 가게를 내놓았다.

다른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권리금을 인정하지 않는 건물주 때문에 소송 중인 상가도 있어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기획 부동산들이 건물주들에게 더 높은 임대료를 보장해줄 수 있다며 부추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상권 활성화에 기여한 임차인들이 폭등한 임대료를 못 견뎌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소위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을 막기 위한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현실과의 온도차는 컸다.

특히 서울시가 노후 상가 건물주에게 리모델링·보수 비용을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해주는 정책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임영희 맘상모(맘 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 사무국장은 “지금도 건물주들이 리모델링을 이유로 상인들을 내쫓고 있다. 오히려 서울시가 리모델링을 조장하는 형국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취지는 좋지만 리모델링 이후에 기존 임차인들의 운영 기간 보존과 리모델링 기간 중에 영업활동 정지, 그에 따른 임차인들의 손실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얘기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30대 초반의 김현우(가명)씨 역시 리모델링 때문에 쫓겨난 사례다. 2000만원의 리모델링 비용을 들인 후 홍대에서 1년 정도 호프집을 운영했는데 어느 날 집주인이 새롭게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며 가게를 비워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결국 홍대를 떠났다.

지역 소상공인이 직접 상가를 매입해 소유할 수 있도록 대출 지원을 하는 정책에 대해서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도 있다.

임 국장은 “지금도 상가는 은행에서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며 대출 비중이 높다 보니 건물주들이 결국 그 부담을 낮추기 위해 월세에 그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소상공인들에게 최대 75%까지 대출을 받게 해주는 일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맘상모 등 시민단체들은 빠르면 이달 25일 서촌에서 상인들의 현실을 상세히 알리고 서울시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