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있는 전용면적 84㎡ 아파트 구입을 고민하던 김 모씨(42)는 최근 상담을 위해 은행과 공인중개소를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최근 석달새 눈덩이처럼 불어난 주택구입비용 때문이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4억4000만원 정도였던 아파트값이 4억6000만원으로 오른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0.4%포인트 상승하면서 비용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
당초 김씨는 아파트값의 60%(LTV) 정도를 거치식으로 대출받을 계획이었지만 시세가 오르면서 그만큼 대출을 늘려야 할 처지가 됐다. 여기에 대출금리까지 올라 연간 172만원 가량 이자를 더 물어야만 내집마련이 가능했다. 그는 "전셋값이 너무 올라 주택 구입을 고민했는데 집값과 대출금리가 동시에 오르니 부담이 배로 커진 느낌"이라며 "대출을 늘려서라도 집을 사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시중금리가 상승 반전하면서 전세대란 속에서 주택구입을 저울질하던 실수요자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가뜩이나 가계소득대비 집값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부담까지 커지고 있어서다.
주택구입비용 증가는 시장의 구매력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연말 미국의 금리인상과 내년 주택담보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 구매력이 급격히 위축돼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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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30일 머니투데이가 국민·우리·신한 등 시중은행 3곳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추이를 조사한 결과(11월24일 기준) 변동과 고정금리 모두 지난 7~9월을 저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은행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저점 대비 변동금리는 0.4~0.5%포인트 이상, 고정금리는 0.2~0.5%포인트 이상 각각 상승했다.
특히 우리은행 변동금리는 2.97~4.56%로 이미 연초 고점을 넘어섰다. 고정금리 역시 3.13~4.72%로 5월 말 고점(3.32~4.91%) 수준까지 상승했다. 국민과 신한은행 역시 변동 및 고점금리 모두 연초 고점에 바짝 다가간 상태다.
전문가들은 대출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당국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가계부채 관리에 나선데다 미국의 금리인상까지 예고되고 있어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대출금리가 오른 것은 가계부채 관리차원에서 은행들마다 우대금리를 줄이는 등 금리를 정상화한 결과"라며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조달금리가 오르면 추가로 대출금리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중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해 산출하는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인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최근 10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더욱이 내년부터 금융당국은 LTV 60% 이상일 경우 비거치식으로만 대출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어서 실수요자들의 주택구입비용 마련이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