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이 뭐길래…'비상근 명예직'인데도 뜨거운 선거전
235만명 조합원 대표…'비공식 권한' 막강
비서만 13명…전국조직 갖춰 정치권도 '눈치'
31개 농협 계열사 인사에도 직·간접 영향력
8조 무이자 지원자금으로 지역조합장 장악
새 농협중앙회장을 뽑는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농협중앙회장은 전국 1155개 지역 농협과 계열사 31곳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다. 농협 조합원 수만 235만명가량으로 국내 농업인의 85%다. 일명 ‘농민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차기 농협중앙회장에 누가 선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12일로 예정된 농협중앙회장 선거엔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67), 최덕규 합천가야농협조합장(66), 하규호 김천 직지농협조합장(58), 박준식 관악농협조합장(76), 김순재 전 창원 동읍농협조합장(51), 김병원 전 나주 남평농협조합장(63) 등 여섯 명이 출마했다. 임기 4년의 차기 회장은 전국 대의원 290명이 투표해 뽑는다.
농협중앙회장은 전국 조합원 234만8000명을 대표해 국내 농업사업과 금융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농협중앙회는 전국 1155개 농·축협이 가입한 연합조직으로 농협경제지주와 농협금융지주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현재 농협 금융부문 자산은 300조원에 달한다. 국내 최대 은행인 KEB하나은행과 맞먹는 규모다. 경제부문 매출도 연간 19조원(2015년 추정치)을 넘는다. 농협중앙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으로 실무 권한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사회 의장 권한과 인사권, 지도감독권 등을 활용해 비공식적으로 농협은행과 농협유통, 농협사료 등 31개 계열사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공식적인 의사결정은 이사회가 하지만 이사회 절반이 조합장으로 구성돼 있는 구조상 중앙회장의 입김이 셀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신동규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2013년 사퇴 당시 “농협중앙회장의 지나친 경영간섭에 사의를 굳혔다”고 밝히기도 했다. 계열사 인사는 물론 경제·금융사업 방향에도 중앙회장이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는 얘기다. 농협 임원을 지낸 한 인사는 “중앙회장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계열사 자리만 수백개”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장은 지역 농협에 지원하는 8조6400억원(2014년 기준) 규모의 무이자자금(조합상호자금)을 활용해 조합장들을 장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농협에 지원하는 자금액은 심의회에서 결정하지만 심의회 역시 중앙회장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지역 농협은 일선 시·군에 촘촘하게 조직망이 뻗어나가 있어 선거를 앞둔 유력 정치인도 중앙회장을 찾는다. 중앙회장 선거가 ‘미니 대선’으로도 불리는 이유다. 농림축산식품부도 농협에 의존할 때가 많다. 물가안정 대책의 핵심 카드로 쓰이는 ‘특별 수매’나 ‘특판 행사’는 농협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연봉도 공기업 사장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다. 최원병 현 중앙회장의 지난해 기준 연봉은 7억1800만원이다. 중앙회에서 받은 연봉 3억6900만원에 농민신문사 회장 보수로 받은 3억4900만원을 합치면 그렇다. 중앙회장을 보좌하는 비서만 13명이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1988년 민주화 바람을 타고 임명제에서 직선제로 바뀌었다. 하지만 직선제로 당선된 1~3대 회장들은 줄줄이 구속됐다.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였다. 4대 회장인 최원병 회장도 최근까지 부당대출 외압 의혹에 시달렸다. 정부는 2005년과 2009년 두 차례 중앙회장의 권한을 크게 축소하고 명예직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비공식적으로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농협 관계자는 “역대 회장들이 모두 비리에 연루된 것은 지나치게 권력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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