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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 대명사 서유럽 인기 '뚝'…이제 개성따라 떠난다

여행가/허기성 2016. 3. 9. 06:47

'배낭여행' 대명사 서유럽 인기 '뚝'…이제 개성따라 떠난다

과거 배낭여행하면 유럽, 특히 프랑스·독일·스위스·영국 등을 돌아보는 서유럽 여행을 떠올리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배낭여행의 '대명사'처럼 통하던 서유럽 여행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대신 라오스·태국·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 장기 체류하거나 히말라야 트래킹이나 시베리아 철도횡단 등 이색적인 국가와 장소를 찾아 배낭여행을 떠나는 젊은 층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 대학생 김세영(21) 씨는 서유럽 대신 라오스로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국내 여행 업체 하나투어가 올해 1월 해외 자유여행 상품을 이용한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서유럽 상품은 톱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서유럽 대신 필리핀(12.5%)·대만(11.4%)·홍콩(10.2%)·태국(9.0%) 등의 여행지가 상위를 차지했다. 서유럽은 지난 2012년 1월에는 자유여행 수요 6위(5.4%), 2013년 8위(4.7%), 2014년 9위(4.4%), 2015년 6위(5.3%)를 차지해 자유 여행지로 꾸준히 인기를 얻었지만, 올해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서유럽 배낭여행객이 감소한 데에는 20~30대의 ‘스펙 관리’와도 연관이 있다. 틀에 박힌 서유럽 배낭여행보다 낯선 곳으로 배낭여행한 경험은 취업시장에서 특이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이왕 해외여행을 갈 거라면 남들과 다른 경험으로 내세울 수 있는 특이 지역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회사원 정형배(32)씨는 대학생 시절 두 달 동안 인도 배낭여행을 떠난 경험을 살려 어려운 취업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정 씨는 “거의 무일푼으로 인도 배낭여행을 갔는데, 현지에서 발품을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고 지낸 경험이 면접 때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TV 예능 프로그램도 배낭여행지 다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미디어를 통해 안전하고 다양한 자유 여행지가 소개되면서 서유럽이 아닌 다른 지역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이 감소했다. 교통이나 숙박시설에도 큰 불편함이 없고, 혼자 자유롭게 여행을 하더라도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이다.

대학생 김세영(21)씨는 이번 겨울방학에 한 달 일정으로 라오스로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김씨는 원래 보름 일정으로 서유럽 배낭여행을 가려고 했지만, TV에 방영된 라오스의 모습을 보고 여행 목적지를 변경했다. 김 씨는 “서유럽을 2주 동안 갈 여행 예산으로 라오스에서 한 달 이상 풍족하게 체류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며 “TV로 프로로 라오스를 접하면서 친숙한 느낌이 들어 낯선 곳이라는 거부감도 덜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프랑스 파리 테러로 서유럽 여행에 대한 안전 우려가 커진 것도 서유럽 배낭여행이 줄어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129명의 사망자를 낸 파리테러 참사의 현장들은 배낭여행이나 패키지여행의 핵심 경유지로 한국인들이 자주 찾는 파리 북역(Gare du Nord)에서 1.6㎞ 내에 집중돼 있었다. 루브르 박물관, 퐁뇌프다리, 오르세 박물관 등 관광 명소에서 도보로 2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라 테러 이후 배낭여행객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아직도 나오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경기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서 자유 여행에서도 경제적인 부분을 많이 따지고 있다”며 “동남아시아와 같이 부담 없이 여행을 갈 수 있으면서 색다른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인기 배낭여행지로 떠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