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돈 1조원` 대기업 뺨치는 도박조직…2900억 부당 이득
카지노·외식·부동산 등 15개업종에 문어발 투자
전국구 조직폭력배들을 끼고 국외 유명 온라인 도박 사이트와 연합해 국내에서 수년 동안 1조원이 넘는 도박판을 운영해온 불법 도박조직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조직원 중에는 전직 프로축구 선수도 끼어 있었고, 범죄 수익금 중 수백 억원을 카지노·부동산·외식산업에 투자해 덩치를 키우는 등 문어발식 기업 운영까지 하는 대담한 행태를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총경 이문수)는 11일 국외 온라인 베팅사와 국내 총판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잇는 사이트를 개설해 2012년 9월부터 최근까지 회원 1만3000여 명에게서 총 1조3000억원을 입금받아 2900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박 모씨(35) 등 조직원 11명을 검거 및 구속했다고 밝혔다.
원래 상습 도박자였던 총책 박씨는 국외 도박 사이트 이용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 운영자였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국외 도박 사이트가 국내 사이트보다 수익이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사설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던 고향 친구와 국외 도박 사이트 총판 사업을 직접 하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카페 회원인 호주 동포 A씨와 함께 국외 도박 사이트 관계자와 접촉해 국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필리핀에 사이트 운영 사무실을 두고 국외 운영팀, 대포통장 모집·인출 역할 등을 모아 '도원결의'했다. 박씨는 여느 도박 사이트와 마찬가지로 각종 스포츠 경기의 결과를 맞히면 미리 정해진 배당률에 따라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운영했다.
특히 2013년 7월부터는 범죄 수익금 중 일부인 722억원을 국내외 카지노, 외식, 부동산 등 15개 업종에 투자하는 등 대기업 못지않은 사업을 운영하기도 했다. 자금이 어느 정도 쌓이자 박씨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A씨 명의로 국외 도박 사이트를 설립해 사업을 키웠다. 올해 2월에는 중국인 전용 도박 사이트를 개설해 회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유흥업소 사이트 등을 해킹해 개인정보까지 빼냈다. 일당 중에는 승부 조작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전직 프로축구 선수 김 모씨(33)도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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