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위 집값, 끝난 돈잔치?
이제 ‘구름 위의 집값’ ‘미친 부동산 가격’에 제동이 걸린다. 너도나도 빚내서 집을 여러 채 사는 시대는 종말을 고한다. 정부의 8·2 대책에는 △1400조원 가계부채를 안정화하고 △유동성 힘으로 폭등한 집값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겼다.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투기지역’까지 3중 그물망이 서울을 덮었다. 양도세 중과와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를 통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극약처방인 셈이다. 과열로 치닫던 투기 광풍이 잦아든다.
정권마다 부동산 정책은 냉탕·온탕을 오갔다. 故 김영삼 대통령은 부동산 과다 보유를 악(惡)으로 봤다. 그는 1993년 취임 직후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것이 고통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故 노무현 대통령도 강남발 아파트값 폭등에 맞서 전쟁을 치렀다. 참여정부는 2005~2006년 강남과 신도시 ‘버블세븐’에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 하지만 집값을 잡는 데는 실패했다. 그래서 ‘강남불패’란 용어가 생겼다.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4년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빚 내서 집 사라”며 부동산 재테크를 부추겼다. 경기를 살리기 위한 부동산 규제 완화·돈풀기는 3년 만에 집값 폭등세로 나타났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은 7월 27일 재계 총수와의 만찬에서 “부동산 가격을 잡아주면 피자를 쏘겠다”고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주문했다. 그러자 참여정부때 쏟아졌던 17차례 규제 대책이 종합세트로 다시 터져 나왔다.
국내 집값은 IMF 위기(1998년)와 국제 금융위기(2008년)를 거치며 10년마다 폭등-폭락의 롤러코스터를 탔다. 자칫 2018년이 변곡점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내년 이후 금리가 올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 정부 규제는 재건축·갭투자·다주택 보유가 주된 타깃이다. 초과이익환수,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에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재건축 아파트는 철퇴를 맞는다. 앞으로 취득세와 중개수수료, 대출규제 강화, 양도세 가산세를 감안할 때 갭투자 수익률은 뚝 떨어진다. 특히 다주택자엔 양도세 중과, 대출 압박에 강도 높은 세무조사까지 실시된다. “집 많이 가진 사람은 좀 불편하게 되는 것이죠.” “내년 4월까지 시간을 드렸으니 좀 파시고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같이 선전포고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문 대통령과 김 장관 모두 1가구 2주택 보유자다.
투기적 수요를 근절하는 서슬 퍼런 규제에 은행 대출창구에서 혼선이 빚어진다. 주택 중도금·잔금을 조달할 길이 막힌 서민 실수요자가 유탄을 맞는다. 집 구매 수요가 위축되면 도리어 전세난이 심화할 수도 있다. 청약가점제 확대로 30대 맞벌이 부부는 불이익을 본다. 주택 수급 안정이 먼저다. 주택자가보유율을 높이려면 정부는 실효성 있는 주택 공급 대책을 내놔야 한다. 강북 재개발과 도심 재생은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할 것이다.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민간 임대주택도 확 늘려야 한다. ‘거래절벽’을 해소하고 분양 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 거래세는 낮추면서 보유세를 높이는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 ‘소유’에서 ‘거주’로 국민 인식이 바뀔 때 부동산은 ‘불로소득의 원천’이란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래야만 이 땅에서 부동산 투기가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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