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새 산업단지 7배 늘린 경산…하이테크 기업 3000곳 '둥지'
시, 75% 분양 보증으로 해결
무선충전연구·미래차부품 등 20개 첨단연구센터 유치 성공
"바이오 등 4대 분야 육성할 것"
변방 농촌에서 첨단사업 도시로 변모 중인 경산시
1981년 대구가 직할시로 승격하면서 경산의 안심읍과 고산면이 대구에 편입됐다. 순식간에 경산 인구는 19만명에서 13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이후 고산은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의 요지가 됐고, 안심이 있던 자리에는 대구혁신도시가 들어섰다. ‘두 팔’이 잘려나가면서 경산은 그저 국내 최대 대추 주산지인 ‘변방의 농업도시’로 전락하는 듯했다. 당시만 해도 경산이 지금과 같은 산업도시로 도약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변방 농촌’서 산학연계 산업도시로
경산의 변화는 1980년대 중반 대구권 대학들이 이전해오면서 시작됐다. 1981년 대구대, 1994년 경일대 등이 옮겨오면서 경산은 12개 대학이 있는 ‘학원도시’로 변모했다.
1994년 진량에, 1999년 자인에 지방산업단지가 잇따라 조성되면서 기계 조립금속 전기전자 자동차부품 업종의 기업도 모여들었다. 12개 대학이 공급하는 젊은 인재들의 주거 수요와 대구로의 통근 편의성, 포항 경주 울산 부산과 연결된 교통 편의성 등이 어우러져 아파트 단지도 늘기 시작했다. 1995년 진량산업단지(157만㎡·921개 기업) 한 곳에 불과했던 산업용지는 2016년 4개 단지(365만㎡·2922개 기업)로 확대됐다.
가파른 부동산 가격 상승도 경산의 변화를 대변해준다. 2015년 4월 경산의 아파트 공시지가 변동률은 전년보다 15.6% 올라 대구 수성구(17.1%)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평균 2.5%, 기초지방자치단체(수도권 제외)는 평균 3.6% 올랐다.
지난해 착공한 378만㎡의 경산지식산업지구와 경산 4산업단지 조성이 완료되는 2022년에는 총 1000만㎡ 규모의 산업단지가 생긴다. 1995년보다 7배 늘어난 규모다. 김호진 경산시 부시장은 “경산의 변화는 ‘혁신은 늘 변방에서 시작된다’는 역사의 진리를 확인시켜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최영조 경산시장이 미래형자동차육성포럼에 참가해 자동차를 시승하고 있다. 경산시 제공
◆국회·정부 설득…3000여개 기업 유치
지금은 경산의 미래로 불리는 산업단지지만 조성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2008년 내륙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산업단지는 시행사가 분양 성공을 확신하지 못해 사업 반납을 고려 중이었다. 2012년 보궐선거로 당선된 최영조 시장은 승부수를 띄웠다. 시가 산업단지 75%의 분양을 확약하는 ‘신용보강 조치’였다. 잘못되면 감사원 감사는 물론 자신의 정치생명에도 위기가 될 수 있었다. 최 시장은 “당시 지역사회가 사분오열돼 미래 청사진은 많았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추진되는 게 없었다”며 “경산지식산업지구가 취소되면 대구 도시철도의 하양 연장, 5000가구의 택지개발사업이 모두 무산돼 경산 발전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승부수’는 성공적이었다. 무선충전융합기술센터 등 경산 전역에 20개 첨단연구센터를 유치했다. 연구센터 내 입주한 170여개 연구소는 경산 소재 3000여개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히든카드’였다. 최 시장은 사업 성공을 위해 국회와 관련 정부부처를 250회 이상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단지 조성을 일단락지은 최 시장은 12개 대학 총장과 대학발전협의회도 구성했다. 대기업 하청 수준에 머물러 있는 중소·중견기업들에 첨단융합기술을 직접 수혈하기 위한 정지작업이었다. 경산시는 지난달 24일 4차 산업혁명 관련 경산연구소장협의회도 구성했다. 경산의 주력산업인 자동차, 금속소재, 전기전자SW, 바이오뷰티헬스케어 4개 분야를 하이테크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연구개발(R&D)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최 시장은 “2030년 경산은 인구 40만명, 지역 내 총생산 25조원 규모의 글로벌 하이테크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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