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무주택자는 국민임대 … 신혼부부, 행복주택 노려라
전세금 싸고 20년간 빌릴 수 있어
치솟은 전셋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젊은층에겐 행복주택이 대안이다. 대학생,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지하철역 인근 등 대중교통이 편리한 곳에서 살 수 있도록 한 임대 유형이다. 전용면적 45㎡ 이하 소형 주택이지만 보증금+임대료가 시세의 60~80% 수준이다.
다만 입주조건이 까다롭다. 자산 기준(신혼부부 2억1900만원, 대학생 7500만원, 사회초년생 1억8700만원 등)을 만족시켜야 하고 한 번 당첨되면 재청약은 불가능하다. 공공임대는 보증금+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90% 수준이지만 임대 의무기간(5년, 10년)이 지나면 분양 전환해 세입자가 우선 분양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매달 월세가 부담이라면 ‘장기전세’가 해법이다. 전세금이 주변 시세의 약 80% 수준인데 임대 기간이 최장 20년이다. 전용 60㎡ 이하의 경우 무주택자로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면서 부동산이 2억1550만원 이하여야 하는 등 조건이 있다.
소득이 높은 유주택자라면 중산층 주거 안정 목적으로 도입한 뉴스테이를 노려볼 만하다. 자격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임대료는 시세와 같지만 8년 거주기간을 보장받고 연간 임대료 상승률을 5% 이내로 묶었다.
낮은 임대료와 좋은 임대조건 때문에 분양할 때마다 대기자가 넘치는 상황이다. 그렇더라도 임대주택을 신청하기에 앞서 유의할 점이 있다. 지난 3월 서울투자운용에서 모집한 1차 행복주택은 총 301가구 모집에 3796명이 지원해 평균 1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최초 당첨자 계약률이 76%에 불과했다.
당첨자의 4분의 1은 계약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미계약자 71가구를 설문한 결과 당첨아파트 불만족(45%), 자금마련의 어려움(21%), 접수 후 자격조건 변경(16%), 묻지마 청약(16%) 등을 이유로 꼽았다. ‘당첨아파트 불만족’이라고 응답자 중에선 청약 신청 전 평면도를 보고 지원했지만 당첨 후 실제 아파트 면적·크기 등을 보고 포기한 경우가 많았다.
고진수 광운대 경영대학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민간 주택에 비해 품질·입지가 떨어진다. 종류가 다양하고 입주 조건이 까다로워 재계약시 조건까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주택 종류가 다양해지고 적용 폭도 확대됐다. 하지만 수요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영구임대·국민임대 같은 30년 이상 장기임대다. 수요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공급을 집중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2018~2022년) 중 공공임대(분양 포함) 100만 가구를 공급한다. 내년부터 청년·신혼부부·고령층·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임대주택을 확대하고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우수한 입지에 공공주택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도록 공공택지도 신규 개발한다.
정부는 29일 이같은 내용의 ‘주거복지로드맵’을 발표했다. 지난 6·19 부동산 대책과 8·2 대책 등의 핵심이 투기 수요를 겨냥한 고강도 규제였다면 이번엔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 자곡동 스마티움(스마트시티 홍보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기존 정책이 공급자 시각의 단편적 지원이었다면 앞으로는 생애 단계와 소득수준을 고려해 맞춤형 패키지로 통합 지원하고자 한다. 주거복지로드맵이 취업에서 결혼과 출산으로, 저소득층에서 중산층으로 진입하는 주거 사다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로드맵은 부동산 대책이라기보다 주거복지 대책에 가깝다. 국토부는 무주택 서민과 실수요자를 위해 공공기관이 직접 공급·관리하는 공공임대 65만 가구, 민간 소유지만 공공기관이 주택도시기금 등을 지원해 임대료 인상을 억제하고 임대기간을 장기화한 공공지원 민간임대 20만 가구, 공공기관이 주로 택지개발지구에서 민간 분양보다 저렴한 값에 분양하는 공공분양 15만 가구를 향후 5년간 공급하기로 했다.
공공임대 65만 가구(연평균 13만 가구)는 이전 정부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연평균 공공임대 공급은 이명박 정부 때 9만 가구, 박근혜 정부 때 11만 가구였다. 공공분양 15만 가구 역시 지난 5년 평균에 비해 43% 증가했다.
주거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무주택 청년을 위해선 소형 임대주택 30만실을 공급한다(가구는 집(戶), 실(室)은 방의 개념이다. 1가구 3개 방을 3명의 청년이 나눠 쓴다면 3실이다). 구체적으로 공공임대 13만 가구와 공공지원 민간임대 12만 가구, 대학생 기숙사 5만실 등이다.
최근 수요를 반영해 ▶집 한 채를 2명 이상이 함께 쓰는 셰어하우스형(공유주택) 임대주택 ▶혼자 사는 1인 가구 여성을 위한 여성 안심주택 ▶창업 준비 공간과 보금자리를 함께 지원하는 소호형 주거 클러스터 등 다양한 임대주택을 도입한다.
입주 문턱은 낮췄다. 소득 활동 여부에 관계없이 만 19~39세 이하 청년에게 입주 기회를 주고 지역 제한도 기존 학교·직장 소재지 및 인접지에서 학교·직장·거주지 소재 광역권으로 넓혔다.
내집 마련은 물론이고 전셋집 마련까지 지원하는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을 새로 도입한다. 만 29세 이하 총급여 3000만원 이하 무주택 근로소득자에게 연 600만원 한도에서 최고 금리 3.3%를 적용한다. 1인 가구용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을 기존 25세 이상에서 19세 이상으로 완화하고, 월세대출 한도도 기존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늘린다.
신혼부부의 내집 마련 기회를 늘렸다. 먼저 신혼부부 기준을 기존 ‘결혼 5년 차 이내 자녀가 있는 부부’에서 ‘자녀 여부 불문, 결혼 7년 차 이내 부부 또는 예비부부’로 확대했다. 이들에게 아파트 청약에서 일반 청약자와 경쟁하지 않고 아파트를 우선 분양받는 ‘신혼부부 특별 공급’을 확대한다. 공공 분양 아파트 30%, 민간 분양 아파트 20%를 신혼부부 특별 공급분으로 배정한다.
현행 기준은 각각 15%와 10%다. 신혼부부를 위한 ‘신혼희망타운’도 조성한다. 주변 집값의 80% 수준인 공공분양 7만 가구를 공급한다. 수요자 선호가 높은 수도권에 전체 물량의 70% 정도를 공급한다. 희망타운에는 신혼부부 육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육아 특화시설이 들어서고, 자녀 출산 후에도 거주할 수 있도록 넓은 규모 주택도 함께 공급한다.
금융 지원도 강화한다. 내년부터 신혼부부 전세대출(버팀목 대출) 한도를 수도권 기준 1억4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으로 확대하고 대출이자는 연 1.6~2.2%에서 1.2~2.1%로 낮춘다.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는 신혼부부에겐 구입자금 대출(디딤돌 대출) 금리를 기존 2.05~2.95%에서 1.7~2.75%로 낮춘다.
고령층을 위해선 5년간 임대 5만 가구를 공급한다. 구체적으로 무장애 설계를 적용하거나 복지 서비스와 연계한 고령자 맞춤형 임대주택을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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