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투심, 주택 떠나 토지로
부동산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택에서 토지로 옮겨가고 있다. ◆ 올해 땅값 3.2% 올라…지난해 상승률 앞질러
잇단 부동산 규제와 금리 인상, 주택 공급 과잉 우려 등으로 주택 시장 심리가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토지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것이다.
특히 지난달 말 발표된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해 정부가 그린벨트를 풀어 택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토지시장에 6년 만에 최대 보상금이 풀릴 것이란 기대가 투자 심리에 불을 지폈다.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를 전후로 지방자치단체마다 지역 개발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토지 투자에 관심을 두게 하는 요인이다.
땅값은 이미 집값 상승의 영향으로 크게 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 말까지 전국 땅값 상승률은 3.22%로 지난해 수준(2.7%)을 이미 앞질렀다. 특히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 서울과 부산, 세종의 경우 같은 기간 각각 3.61%, 5.4%, 5.69% 오르며 전국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미 땅값이 많이 올랐지만 투자자들은 주택 시장 규제로 토지 시장이 반사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 시중 유동 자금이 넘치는 것도 땅값을 끌어올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부동산개발정보업체 지존에 따르면 내년 토지보상이 이뤄질 전국 공공사업지구는 총 92개 지구다. 이 지역에서 약 14조9200억원의 보상이 집행될 것으로 추산됐다. 2012년 17조원 이후 최대다.
정부가 집행하는 SOC 토지보상금이 약 1조5000억원 수준이라는 걸 감안하면 토지보상금은 1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년 안에 토지보상금을 재투자할 경우 취득세가 면제되기 때문에 이 돈은 주변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주변 땅값이나 집값이 들썩일 수 있다는 얘기다. 발 빠른 투자자들은 이미 토지 시장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최근 정부가 택지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성남 금토동 일대와 남양주 진접읍 주변 등은 이미 호가가 크게 뛰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선전하고 있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예·적금 금리도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은 은행 이자수익에 만족하지 못한다”며 “정부 규제의 표적이 된 주택보다 토지시장으로 수요자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아파트·상가·오피스텔은 정부 규제로 ‘시들’
토지와 달리 주택 시장은 정부 규제 영향으로 거래가 줄고,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을 제외하면 집값도 약세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부활, 4월부터 시행되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강화 등으로 집값 상승도 예전만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DTI는 기존 DTI와 달리 원리금 상환액에 기존 주택 대출의 원금상환액까지 포함된다.
오피스텔과 상가도 임대수익 이자상환비율(RTI)이 도입돼 대출이 줄어들고, 금리가 오르는 악재가 있어 관심을 끌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RTI란 임대료로 이자를 얼마나 충당할 수 있는지 따지는 지표다. 내년 3월부터 도입된다.
“토지가격이 2009년 이후부터 9년 연속 올랐고, 올해 3분기 토지거래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정도 늘었다” 내년에도 주택시장 규제로 개발 기대감이 높은 세종, 부산 등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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