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운전의 위험? 이젠 안녕!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졸음운전은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는 자동차 안전시스템 DDREM에 대해 알아봅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15~17년)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매년 2000건 넘게 발생했습니다. 사고통계를 분석한 결과, 졸음운전 사고의 치사율(사고 건수 대비 사망자 수)은 4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2명)보다 2배 높았죠. 졸음운전 사고가 치명적인 이유는 일반 사고와 달리 운전자가 핸들을 돌리거나 브레이크를 밟는 등의 대응을 할 수 없어 다른 차량이나 장애물과 그대로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찰나의 순간에도 수십 미터를 이동하는 자동차의 속도를 생각하면 졸음운전은 우리 모두에게 큰 위험입니다.
그렇다면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일정시간 운전 후 휴식하는 습관을 갖는 겁니다. 자신의 컨디션을 과신하지 말고, 규칙적인 휴식을 취할 때 졸음운전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자동차의 안전시스템도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술이 현대모비스가 CES 2018에서 선보인 ‘DDREM(Departed Driver Rescue and Exit Maneuver)’ 시스템입니다. DDREM은 어떤 원리로 졸음운전을 방지할까요.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북미 현대모비스 기술 센터 자율주행차 연구개발 선행연구팀 책임연구원 더글라스 맥켄지(Douglas C. MacKenzie)에게 들어봤습니다.
졸음운전 사고 예방을 위한 기술 ‘DDREM’
Q. DDREM 시스템이란 무엇인가요?
더글라스: DDREM은 졸음운전이나 심정지 등 운전자가 갑작스럽게 운전 불가 상태에 빠졌을 때 자동차 스스로 안전한 곳을 찾아 자동으로 정차하는 기술입니다. 최근 발표된 졸음운전에 관한 논문(A sleep at the Wheel. The Road to Addressing Drowsy Driving, 2017.2)을 보면 미국에서 발생하는 치명적인 교통사고의 15% 가량은 졸음운전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연간 6,0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죠. 또한 2002년 미국 전역에서 조사한 졸음운전에 관한 통계를 보면 약 37%의 운전자가 졸음운전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 위험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겁니다. DDREM은 이런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고자 개발됐습니다.
Q. DDREM 시스템은 졸음운전 상황에서 어떻게 작동해 사고를 예방하나요?
더글라스: 실제로 DDREM 시스템이 탑재된 자동차를 탄다 해도 대부분의 사람은 어떻게 작동되는지 확인하기 힘들 겁니다. 하지만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 않은 어느 날, 장거리 운전을 한다면 DDREM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DDREM 시스템은 총 2단계에 걸쳐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합니다. 첫 번째는 경고와 주행보조입니다.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한다고 판단되면 DDREM 시스템은 운전자가 졸음에서 깰 수 있도록 운전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라는 경고를 보냅니다. 경고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졸음운전을 계속해 차가 차선을 넘게 되면 DDREM 시스템이 차선을 유지하며 달리도록 보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이 순간에도 운전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경고음, 진동 등의 신호를 계속 보내죠.
이런 과정을 통해 운전자가 깨어나면 다행이지만, 위와 같은 과정이 반복된다면 DDREM 시스템은 운전자가 운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갑니다. DDREM 시스템이 완전히 운전을 이어 받아 가장 오른쪽 차선으로 차를 이동시키고, 안전한 지역을 찾아 정차하는 거죠. 그 이후에는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사용해 지원을 요청합니다. 운전자가 단순 졸음운전이 아닌 위급한 상황에 놓여 운전이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Q. DDREM 시스템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도 주행이 가능한 완전 자율주행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더글라스: DDREM은 자율주행 2단계(미국자동차공학회 기준) 수준의 시스템이 장착된 차량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개발됐습니다. 현재 도로를 달리는 수많은 양산차가 2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능력을 갖춘 것을 생각하면 당장에라도 적용이 가능한 시스템이죠. 물론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4단계, 5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차가 등장한다면 졸음운전으로부터 완벽하게 운전자를 보호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완전 자율주행차의 양산시점을 예측할 수 없는 지금, DDREM 시스템은 졸음운전을 예방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유용한 수단입니다.
Q. DDREM 시스템이 실제상황에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판단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더글라스: 졸음운전 시에 운전자가 취하는 특징적인 패턴이 있습니다. DDREM 시스템은 실내에 장착된 카메라를 활용해 운전자의 머리 위치, 시선, 눈을 깜빡이는 속도와 같은 생리현상을 눈에 띄지 않게 모니터링하며 측정하죠. 조향과 가감속을 위해 장치를 제어하는 상황도 모니터링합니다. 외부 요인도 판단 기준이 됩니다. 주행 카메라를 사용해 차선 내 차량의 위치나 지그재그 운전 패턴을 모니터링하는 거죠. 이런 수치를 수집하고 복합적으로 계산해 운전자의 졸음운전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물론 운전자마다 운전하는 습관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어떤 패턴을 보이면 ‘졸음운전이다’라는 결론을 내고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DDREM은 졸음운전 판단에 대한 정확성을 높이고 잘못된 경보를 줄이기 위해 각 운전자가 가진 정상적인 운전패턴에 대해 학습합니다.
Q. DDREM 같은 안전 시스템 개발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에게 중요한 이슈입니다. 타 브랜드에서도 이와 같은 시스템에 대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나요?
더글라스: 타 브랜드 역시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해 경보를 울리거나 위급상황 시 자동차를 멈출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합니다. 하지만 현재 발표된 시스템들은 DDREM만큼 정확하거나 정교하지 않죠. 특히 DDREM처럼 독립된 안전 시스템은 없습니다.
Q. DDREM 시스템의 양산 시점은 언제인가요?
더글라스: 현대모비스는 2017년에 DDREM에 대한 선행 연구를 완료했습니다. 올해 승인이 떨어진다면 대량 생산이 가능한 수준까지 개발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2018년 하반기에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9년 시스템 최종 조율이 끝나면 DDREM의 양산 가능시점은 2021년 경입니다. 다만 이 모든 것은 가정일 뿐,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현대모비스는 차량과 시스템의 성능을 최적화해 보다 안전한 상황에서 운전이 가능하도록 DDREM 시스템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DDREM 시스템이 하루빨리 양산차에 적용돼 사고를 예방하고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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