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논란]
대지진 이후 재생에너지 확대, 기업 진출 늘며 보조금 눈덩이
아베, 태양광 전력 구입價 대폭 삭감.. "올해 100곳 도산할 것"
일본 미에현에 있는 교세라의 태양광 패널 생산공장. 생산 라인은 지난해 3월부터 서 있다. 교세라는 일본의 태양광 생산량 2위 업체. 가동 중단은 일본 정부의 태양광 보조금 축소와 과잉 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태양전지 생산 업체인 파나소닉은 2016년 2월부터 오사카 부내 주력 공장의 태양광 패널 생산을 멈췄다.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태양광 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 과잉 경쟁 상황에서 정부가 보조금까지 축소하자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중국 등은 환경 문제 해결을 이유로 '보조금 지원'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다른 발전에 비해 단가가 너무 비싼 태양광발전이 급격히 늘자, 보조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원책을 줄이지 않으면 정부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까지 온 것이다.
◇일본, 태양광 보조금 삭감
일본 전력 회사들은 올해 태양광발전소로부터 구입하는 전력 가격을 kWh당 18엔(약 183원)으로 결정했다. 작년의 21엔에서 16.7% 낮춘 것이다. 2012년 40엔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후 당시 집권당인 일본 민주당은 '에너지 정책 대전환'을 주창하며 재생 가능 에너지로 발전한 전력을 전력 회사가 고정된 가격에 매입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자 태양광발전을 하겠다며 신청하는 기업들이 우후죽순 나섰다. 일본은 이처럼 높게 책정된 재생에너지 매입 비용을 일반 가정이나 사업자에 전가했다.
아베 정부는 결국 '재생에너지 지원책'에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태양광발전 전력 구입 비용을 대폭 삭감하는 한편, 입찰제를 도입해 재생에너지 전기값 인하를 유도했다. 그러자 재생에너지 발전을 포기하겠다는 기업들이 잇따랐다. 비즈니스저널은 "이 기업들이 계획했다가 포기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2800만㎾에 달했다"고 전했다. 일본 전체 일반 가정 전기 사용량의 10%에 달하는 막대한 전기량이었다.
◇무너지는 태양광 업체들
일본의 다부치전기(田淵電機)는 지난 3분기 매출 264억엔을 기록했다. 2015년 3분기 매출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따라 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 일본 언론은 "태양광 버블의 후유증"이라고 평가했다. 1925년 창업한 이 회사는 태양광 시장이 급팽창하자 태양광발전용 변압기를 제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재생 가능 에너지의 고정 매입 가격 인하 여파로 파산 위기를 맞았다. 태양광 패널과 폴리실리콘(태양전지 원료)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최근 공급과잉으로 제품 가격이 급락하면서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여기다 세계 각국이 보조금까지 축소하자 태양광 산업은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쇼와셸석유의 자회사인 솔라 프론티어는 국내 생산량을 지난해 30% 줄였다. 도쿄상공리서치는 "올해 태양광 관련 기업의 도산이 100건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에서도 정부가 보조금을 줄이면서 태양광 업체들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태양광발전 차액 등을 지원하는 국영 '신재생에너지 펀드'의 경우, 지금까지 쌓인 적자가 1000억위안(약 16조원)에 달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태양광발전에 대해 지급해 오던 발전 차액 지원금(정부가 정한 태양광 전력값보다 실제 전력값이 낮을 경우 보전해 주는 돈)을 kWh당 0.37위안(60원)에서 0.05위안 줄이기로 했다.
또 지상과 호수 등에 대규모로 짓는 태양광발전 허가를 예년 규모로 동결하기로 했다. 중국에서 지난해 설치된 태양광은 총 54GW였지만, 올해는 35GW로 30%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중국 정부의 발전 차액 축소에 미국과의 통상 마찰까지 겹치면서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며 "태양광 산업계 전반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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