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반도는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4개의 땅덩어리로 이뤄졌으며, 이 때문에 한반도 지진은 그 땅덩어리 경계에서 자주 일어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수진 서울대 교수(지리학)는 <대한지리학회지> 최신호에서 산이 유난히 많은 ‘북고남저·동고서저’의 지형을 형성한 한반도 지형의 진화 과정을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산출해내고 이런 독특한 지형이 한반도 지진 발생 패턴과도 밀접히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 2편을 잇따라 발표했다. 그는 이런 가설을 한반도의 지진 관측 데이터와 최근 지구위치확인시스템(GPS) 데이터를 통해 검증했다.
박 교수는 “산맥이 발달한 한반도 지형 특징은 오랜 침식이 있기 전 처음에 융기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살펴야 이해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지구를 이루는 주요 땅껍질인) 유라시아판, 인도판, 태평양판, 필리핀판에 낀 한반도가 서로 다른 응력을 받아 한반도 네 지역에서 서로 다른 방식과 속도로 융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런 원시 융기는 한반도 산맥체계의 기원이 되는, 일종의 발생단계 생명체의 ‘원시선’인 셈이다.
그는 이렇게 융기한 땅덩어리(‘지반운동구’)를 4곳으로 나눴다. 개마고원을 중심으로 넓게 융기한 북부, 태맥산맥이 뼈대를 이뤄 전형적 동고서저를 보여주는 중부, 한복판에 솟아오른 덕유산~지리산 중심의 남부, 그리고 이와 별개로 나중에 형성된 북한쪽 길주~명천과 남한 포항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 지역 등이 서로 다른 이동 방향과 변형 특성을 보여주는 4개 땅덩어리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또 “한반도에서 지진이 잦은 지역이 평양~서산~포항을 따라 ‘엘(L) 자형’ 분포를 보이는데 이런 분포는 4개 지반운동구 경계지점과 상당부분 일치한다”며 “이는 땅덩어리 경계가 불안정한 지반임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반도 지진이 한반도 지형 특성에 따라 특정한 패턴을 띤다는 이런 주장은 주로 판구조론과 활성단층으로 지진 발생을 설명하는 기존 학설과는 상당히 다른 것이다. 특히 지진이 여러 활성단층에서 무작위로 일어나 지진 패턴을 일반화하기 힘들다고 보는 지질학계에서는 반박의 여지도 있다.
1993년 지진의 엘 자형 분포를 처음 조사해 발표했던 지진학자 전명순 박사(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는 “기나긴 지형 변화 시간에 비해 검증에 쓴 지진 데이터의 시기가 너무 짧고 데이터와 가설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있어 일반화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한반도 지진발생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연구 시도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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