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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눈"

“CT는 찍어봐야…” “MRI도 해봅시다” 뭐가 다르죠?

여행가/허기성 2007. 10. 22. 12:04

《날씨가 추워지면 병원에서 가장 바빠지는 곳 중 하나가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촬영을 하는 검사실이다. 뇌출혈, 뇌경색 환자들이 부쩍 늘기 때문이다. 검사받기 위해 병원을 찾으면 “CT를 찍어 보자” “MRI 촬영을 한 번 해야 한다”를 얘기를 종종 듣게 된다. 그만큼 CT와 MRI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단어가 됐다. 》

○ CT는 복부 등 움직임 많은 부위에 적당

CT는 환자 몸의 단면을 촬영하는 데 X선을 이용하는 기술이다. MRI는 X선 대신 강한 자석의 힘과 전자기파를 이용한다.

CT는 X선을 이용해 간단하게 찍기 때문에 한 번 찍는 데 15초 정도 걸린다. MRI는 자기장을 돌리기 때문에 15∼30분 걸린다. 심장부위 특수 MRI 촬영은 2시간이나 걸린다. MRI는 찍을 때 몸을 움직이면 안 된다. 영상이 흔들리기 때문에 다시 찍어야 한다.

가슴이나 배 쪽에 생긴 질환은 CT 검사가 적당하다. 폐렴 만성기관지질환 폐암은 정밀 진단을 위해 CT를 찍는다. 간암 췌장암 담도암 위암 진료를 위한 사전 검사, 췌장염 신장질환에도 CT가 많이 활용된다. 이들 부위는 숨을 쉬면 많이 움직여서 MRI로 찍으면 영상이 흔들리기 쉽다.

MRI는 뇌신경질환 척추질환 관절질환 근육질환에 주로 사용된다. 디스크에도 많이 사용된다.

교통사고나 낙상 등 응급환자인 경우에는 빨리 진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촬영시간이 짧은 CT를 찍는 경우가 많다.

○ 폐쇄공포증 있으면 MRI 조심

모든 검사에서 CT나 MRI 촬영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위암 진단에는 위장 촬영이나 내시경 검사가 더 정확하다. 폐렴이나 폐결핵은 CT 검사도 괜찮지만 X선 검사로도 충분하다. 골절이나 골암의 진단도 X선 사진으로 대신한다.

폐쇄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MRI 검사를 받기 전에 의료진에 꼭 얘기하도록 한다. MRI는 좁은 파이프처럼 생긴 곳에 들어가서 30∼50분 찍는 동안 공포감을 느끼기 쉽다.

CT는 들어가는 구멍이 훨씬 넓고 찍는 시간도 짧기 때문에 MRI에 비해 폐쇄공포증을 덜 느끼고 상대적으로 몸을 약간 움직여도 찍을 수 있다.

CT 검사 때는 찍는 부위가 선명하게 보일 수 있도록 조영제를 주사한다. 조영제에 과민반응을 보일 수 있으므로 평소 천식이나 알레르기가 있는 특이 체질이라면 의료진에게 먼저 알리도록 한다.

○ 암 진단 MRI는 보험 적용

큰 종합병원을 가 보면 간혹 ‘32슬라이스 CT 도입’ ‘64슬라이스 CT 도입’이라는 플래카드를 붙여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사람의 몸을 찍는 영상 검출기기가 32개, 64개가 된다는 의미다. 숫자가 클수록 정밀하고 얇으며 짧은 시간에 많이 찍을 수 있다.

일반 개인병원에 있는 CT는 보통 사람 몸 단면을 0.5∼1cm 자른 영상을 보지만 16슬라이스 정도 되면 0.1cm 정도의 단면을 잘라서 자세히 보는 것이 가능하다. 64슬라이스 CT는 심장처럼 빨리 움직이는 장면도 담을 수 있다.

MRI는 ‘테슬라’라는 자석의 세기로 성능을 표시한다. 1테슬라는 1만 가우스다. 냉장고 문 자석의 세기가 100가우스 정도이므로 상당히 큰 자석인 셈이다 국내 MRI 기기 중 80%가 1.5테슬라를 사용한다. 최근 3테슬라 MRI까지 도입되고 있다. 테슬라가 크면 그만큼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CT는 모두 건강보험에 적용되기 때문에 검사비용이 4만∼20만 원 든다. MRI는 암 진단 시 보험에 적용된다. 다만 MRI는 CT로 간암 위암 폐암 유방암 검사를 먼저 시행한 뒤 2차 정밀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만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급성 출혈 같은 응급상황인 경우에도 CT 검사를 먼저 시행한 뒤 추가 정밀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만 MRI 검사가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디스크 질환이나 관절염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 때문에 MRI를 찍었을 때에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도움말=최병욱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변홍식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왕치형 산재의료원 인천중앙병원 영상의학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