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쪼개기로 몸살 앓는 인천 용현ㆍ학익 2-1블록

인천시, 쪼개진 지분에 대한 처리 방안 마련 요구

01/16 16:24  [중앙일보조인스랜드]

82㎡(24평)짜리 집 한 채의 집주인이 140명에 달할 정도로 지분 쪼개기가 횡행했던 인천시 남구 용현ㆍ학익 2-1블록 도시개발사업지. 최근 이 사업지 내 쪼개진 지분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인허가권자인 인천시가 이 사업지 내 쪼개진 지분에 대한 처리계획이 필요하다는 검토의견을 이달 9일 인천 남구청에 제시했고 남구청은 이를 사업제안자인 용현ㆍ학익 2-1블록 도시개발사업조합(이하 조합) 측에 최근 전달한 것. 조합은 지난해 10월 남구청에 도시개발 구역 지정제안서를 제출했다.

지분 쪼개기는 건물이나 땅, 주택의 소유자를 구분등기를 통해 여러 명으로 늘리는 것을 말한다. 하나의 소유권이 공유지분 형식으로 여러 개로 나눠지기 때문에 지분 쪼개기라 불린다.

남구청은 전체 사업부지(42만㎡)의 93%(39만㎡)를 소유하고 있는 SK건설에도 지분 쪼개기와 관련한 처리계획을 마련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15일 보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쪼개진 지분에 대한 처리계획을 만드는 게 만만찮은 작업이다. 그동안 관련 업무지침이 많이 바뀌었고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건설교통부는 도시개발사업지 내 편법 지분 쪼개기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기존의 도시개발 업무지침 내용에 5가지 조항을 신설, 2007년 12월 14일부터 적용케 했다. 공람공고일 이후에 이뤄진 지분 쪼개기에 대해선 하나의 입주권만 인정하기로 명시했다.

쪼개진 지분 소유자에 입주권 나올 지 불투명

하지만 용현ㆍ학익 2-1블록은 아직 공람공고전이다. 건교부는 "공람공고 이전에 이뤄진 지분 쪼개기에 대해서도 투기목적이 많을 경우 자자체가 사업제안자의 구역지정 제안을 반려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강행 규정이 아니어서 해석상의 논란이 많다. 현재 이 구역의 입주권 자격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 주의해야 할 점은 많다. SK건설 관계자는 “여러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는데 쪼개진 지분은 현금 청산(입주권 대신 보유지분에 대한 감정평가액만큼 현금으로 보상받는 것)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 상태에서 투자 목적으로 쪼개진 지분을 사들이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해당사자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점도 사업추진의 걸림돌이다. 지금 이 사업지에는 조합ㆍ주민자치협의회ㆍ비상대책위원회 등 3개 조직이 서로 다른 입장에 서있다.

 

SK건설 측은 원주민 수가 300여명, 주로 지분 쪼개기를 통해 새로 집주인이 된 조합원이 300여명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민자치협의회는 “지난해 사업지 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1평만 사도 입주권을 준다’며 투기세력을 모아 한 집을 100여명에게 쪼개 파는 등 사업지 내 외지인의 투기가 만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