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투자자들이 총 1조8260억원(16일 기준 베트남 전용펀드, 혼합펀드, 사모펀드 합계)을 투자해 베트남 전체 시가총액(호찌민 증시, 하노이 증시) 17조2845억원의 10.56%를 차지할 정도로 '올인'했던 곳이다. 한마디로 베트남 증시 10분의 1은 한국 돈이란 말인데 문제는 최근 현지 경제가 아주 안 좋다는 점이다.
가파른 물가 인상과 무역수지 적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물가를 잡으려고 금리 인상과 긴축을 펴다 보니 증시와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다.
19일 오후 3시 현재 베트남 VN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5% 하락한 455.67을 기록했다. VN지수는 작년 5월 23일 52주 최고가 1113.19를 기록한 이후 1년 만에 무려 59% 떨어져 반토막이 난 셈이다.
◆ 국내 증권사 'IMF 구제금융설 과장됐다' 반박 나서
= 베트남의 경제위기설은 지난주 다이와증권이 '베트남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를 쓴 후 촉발됐다.
베트남을 주도적으로 개척한 한국투자증권은 펀드 순자산으로 국내에서 투자한 전체 베트남펀드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운용은 이날 "다이와증권이 IMF 구제금융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과 다르지 않은 논리'"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오재열 한국투자증권 중화시장분석팀 수석연구원은 "연간 기준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를 넘어섰지만 지난 2월엔 3.56%, 3월 2.99%, 4월 2.0%로 월간 기준으로는 고비를 넘기고 있다"며 "국제 곡물 가격이 하락하고 쌀(세계 수출 2위) 수출 제한 등 정부의 긴축으로 성장이 둔화된 것을 감안하면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는 초기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번주 중으로 증시 부양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 느끼는 기류는 어떨까.
김한석 현대증권 호찌민 사무소장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IMF 구제금융까지는 아니더라도 물가가 너무 오르고 정부 정책이 혼란스러워 상황이 굉장히 안 좋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한국 기업이 많은 동나이공단은 임금이 30%씩 오르고 파업이 겹쳐 매우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무역수지 적자는 원자재 수입과 원유 정제 등 경제 발전에 수반되는 측면이 커서 무조건 나쁘게 볼 현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10년 이상 일한 한 대기업 계열사 관계자는 "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갑작스럽게 대두된 문제는 아니며 충분히 견딜 만한 수준"이라며 "경제 체제가 규모가 작아 얼마든지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고 개발도상국이긴 하지만 교육 수준이나 사회ㆍ정치적으로 안정돼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5년 환매 불가…환매 어렵고 타이밍도 안 좋다
= 베트남펀드는 환매가 어려워 투자자들이 답답해 하고 있다. 경제 여건이 성숙하지 않은 베트남에 돈이 몰리자 대부분 운용사가 증시에서 유통되지 않는 기업공개(IPO) 이전 주식에 투자했다. IPO가 안 된 주식은 환금성이 떨어지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5년간 환매가 안 되는 상품을 주로 팔았기 때문이다.
급전이 필요해 환매가 불가피한 투자자들은 어떻게 할까.
일단 적립식으로 들어간 베트남펀드는 환매가 가능하다. 손실이 났기 때문에 환매 수수료는 떼이지 않는다. 그러나 거치식으로 들어간 펀드는 환매 방법이 있긴 하지만 쉽지 않다. 혹은 큰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폐쇄형 펀드는 환금성을 보장하기 위해 거래소에 상장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증권베트남펀드'는 19일 현재 1호 7000원, 2호 5090원으로 가격이 매겨져 있지만 2006년 11월 이후 단 한 건도 거래가 없다. 사실상 수익증권 매매를 통한 환금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운용 관계자는 "베트남펀드는 가입 당시부터 5년간 장기적인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므로 1~2년이 지난 현재 단기적으로 나온 비관적인 시황을 근거로 환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더 보유하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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