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급락 거래도 끊겨…일산·중동은 하락폭 줄듯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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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집값 급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1기신도시의 대표주자 평촌. 요즘 이곳에선 그때의 들썩임은 온데간데없다. 평일 한낮이긴 하지만 평촌신도시 목련2단지 대우·선경아파트 주변 중개업소들에선 상담하는 손님조차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한마디로 중개업소마다 ‘울상’이다. 2006년까지만 해도 범계, 평촌역 주변 고가 아파트 거래량이 활발했지만 최근 거래가 확연히 줄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리모델링 호재가 있는 단지는 낫다. 평촌신도시의 경우 대부분 아파트단지들이 92년 이후 준공돼 리모델링 가능 입주연한인 15년을 넘어섰기 때문. 범계역 주변에는 ‘목련2단지 리모델링조합설립인가 접수’라는 플래카드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등 기대심리가 완연한 모습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중소형 단지에 국한된 얘기다. 리모델링 호재에서 멀찌감치 비켜난 중대형 평형 위주 단지들은 실낱의 희망마저 없어 보인다. “목련2단지의 경우 리모델링 조합 설립인가가 접수돼 그나마 거래 문의가 있어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33~66㎡대 중소형 평형만 기대감이 넘치고요. 중대형 단지는 2006년 11월 이후 거래가 완전히 끊겼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하철 4호선 범계역 주변 대우공인 안상순 대표가 분위기를 정리해준다. 가격 흐름도 이를 여실히 반영하고 있었다. 평촌신도시 33㎡(10평), 66㎡(20평)대 아파트의 경우 올 초보다 오히려 5~10% 정도 가격이 뛰었다. 하지만 99㎡ 이상 중대형 아파트는 하락세가 심각한 수준이다. 귀인마을 귀인현대 109㎡(32평)의 경우 한때 7억원대까지 집값이 뛰었다가 지금 6억5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안상순 대표는 “고가단지로 꼽혔던 목련마을 선경 119㎡(36평)는 2006년 11월경 8억5000만원대까지 올랐지만 올 초 1억원이나 떨어진 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며 “거래가 워낙 없어 평균 시세를 내기도 어려울 정도지만 하락세에 접어든 것만은 분명하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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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신도시 집값 흐름이 심상치 않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분기 분당의 집값은 0.29% 하락했고 2분기 들어서도 5월 16일까지 0.24%나 하락하며 상승세로 돌아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평촌 역시 올 1분기 매매가 하락률이 0.27%에 달했다. 특히 중대형 평형의 경우 하락세의 선봉장에 선 모습이다. 수도권 주택공급 한 축을 맡아온 1기신도시의 집값이 떨어지는 이유는 뭘까. 1기신도시 집값 하락 배경은? ‘도심개발’ 정책 영향 노후아파트 많고 세금 규제도 커 1기신도시 집값이 떨어지는 이유는 꽤 많다. 첫째 아파트들이 대부분 지은 지 15년 이상 돼 서울, 수도권 곳곳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기신도시까지 계속 들어서고 있다. 그만큼 과거에 비해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 위치한 신도시 희소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둘째 투자자들 관심지역이 기존 신도시에서 서울 도심 재개발·뉴타운 예정지로 옮아가고 있다. 서울 외곽은 물론이고 신도시 수요까지 출퇴근이 쉬운 서울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김용길 HB에셋매니지먼트 이사는 “이명박 정부 개발축이 서울 강북 중심이라 신도시 수요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며 “수요가 줄다보니 급매물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진단한다. 셋째 분양가상한제 등 전반적인 제도 변화도 한몫했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공급이 봇물을 이루는 상황에서 굳이 비싸다고 생각되는 신도시에 투자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또 신도시에 위치한 중대형 평형 주택의 경우 대부분 공시가격이 6억원을 넘어 종부세 대상에 포함되는 것도 하나의 이유로 꼽힌다. 금융권의 대출 제한을 철저히 받기 때문에 거래가 위축되면서 급매물만 계속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신도시 집값 하락세 언제까지 내년 중반 회복될 듯 그렇다면 1기신도시 집값 하락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이명박 정부 정책이다. 출범 초기만 해도 MB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자율기능을 최대한 회복시킨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 내각’이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섣불리 규제 완화에 나서기 어렵게 됐다. 범계역 주변 S공인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거래세, 양도세 등 여러 세금 규제가 풀릴 걸로 기대했지만 실상 추진된 건 1가구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확대뿐”이라며 “계속 시장 눈치만 보다 규제 완화 시기를 미룬다면 거래는 더욱 막혀 집값 회복에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게다가 분양가상한제를 비롯해 주택 가격을 끌어내리기 위한 방안들이 본격 실시되고 있다. 이 때문에 매수자와 매도자가 생각하는 ‘집값 기준’에 갈수록 괴리감이 커지고 있다. 결국 신도시 집값 하락세는 정부의 규제 완화책이 발표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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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욱 대신증권 센터장은 “신도시 집값이 안정되려면 당장 종부세 기준부터 완화하고 거래 활성화를 위해 양도세와 거래세 인하 등 관련 세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집값 회복 시기는 내년 중반, 특히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넘어가는 시기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고종완 RE멤버스 사장은 “대출규제 완화 기미가 없어 신도시 집값이 당분간 약보합 수준에서 조정을 보이다 내년 전후로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렇다고 집값이 급락하진 않을 전망이다. 1기신도시는 교통, 교육, 생활편의시설 등 제반 주거환경이 완비돼 다른 지역에 비해 거주여건이 좋다. 즉 ‘초기단계’의 2기신도시보다는 주거여건이 확실히 ‘검증된’ 지역이란 뜻이다. 리모델링 호재가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가장 위험한 신도시는? 주변 경쟁지역 많아 분당 불안
분당은 이미 참여정부 시절 ‘버블세븐’ 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집값이 올라 대부분 공시가격이 6억원 이상이다. 당연히 종부세 대상으로 지정돼 세금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금융권 대출 규제까지 받고 있다. 주변 상황도 여의치 않다. 바로 인접한 판교, 용인에 대규모 신규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시장 불균형이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락세를 진정시킬 만한 뚜렷한 호재도 없다. 그나마 집값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강남엔 ‘재건축’ 호재라도 남아 있지만 분당은 그야말로 ‘리모델링’ 하나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고종완 사장은 “분당은 판교를 비롯해 광교와 위례(송파)신도시에 둘러싸인 형국인데 이 두 지역이 분당의 위상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 분당 거주자들이 많이 이주할 것”이라며 “분명 상승 탄력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본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이 일대가 복합주거벨트로 광역화되면서 주거여건이 좋아진다는 건 매력요소다. 반면 중동이 안정적인 도시란 얘기도 많았다. 지난해 집값이 많이 오른 건 사실이지만 주변지역 재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 한태욱 센터장은 “인천, 김포 등 수도권 서부지역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고 부동산 가격 흐름이 기존의 경부축에서 서해축으로 변화되는 것도 호재”라고 덧붙였다. 물론 지하철 7호선이 부천 상동지역으로 연결되면 중동 수요가 상동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일산신도시도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주, 검단 및 김포신도시 등 주변에 신도시가 꽤 많아 일산 주민 일부를 분산시킬 수 있지만 대부분 일산을 뛰어넘는 ‘서북부 랜드마크’가 되기는 어려운 탓이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 교수는 “일산 주변에는 한류우드 사업, 경의선 복선전철 건설, 추가 택지개발 등 개발호재가 많아 일산이 수도권 서북부 개발 중심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신도시 투자전략 어떻게 할까 내년 급매물 노려라
2기신도시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을까. 1기신도시는 2기신도시와 비교하면 가격 면에선 다소 밀리는 게 사실이다. 2기신도시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5~10년 동안 거래 제한 규제가 있긴 하지만 가격 메리트를 무시할 수 없다. 특히 2기신도시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광교신도시는 위치, 녹지공간 확보 등 2기신도시 중에서도 투자가치가 높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1기신도시 경쟁력은 충분하지만 2기신도시에 비해 위험요소가 많기 때문에 66㎡대 아파트 급매물 위주로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내다본다. 【 일본 신도시 사례와 비교해보니 】 ◆ 업무시설 유치·규제 완화 절실 = 우리나라에 신도시 개념이 도입된 것은 80년대 말. 당시 주택난이 심각한 문제로 등장했다. 급기야 노태우 정부 시절 200만가구 주택건설계획을 바탕으로 89년 4월 분당과 일산에 신도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추진 중이던 평촌, 중동, 산본과 함께 1기신도시가 본격 개발된 셈이다. 89년 개발이 시작된 1기신도시는 95년 말 입주가 거의 끝날 정도로 개발이 빠르게 진행됐다. 그만큼 공급 증대가 절실했던 것.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이 ‘베드타운’ 역할을 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거의 절반가량의 주민들이 신도시에서 거주만 하고 서울로 출퇴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어떨까. 69년부터 개발한 ‘지바신도시’의 경우 70년대 후반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수요가 예상을 밑돌았다. 지바현은 당초 34만명이던 계획인구를 절반에도 못 미치는 15만3000명으로 낮췄지만 실제 인구는 53% 수준인 8만2000명에 머물고 있다. 다른 신도시들도 마찬가지. 일본 최초의 신도시로 알려진 오사카 부센리신도시 역시 현재 인구가 목표의 60%인 9만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일본에서도 신도시의 필요성은 컸다. 80년대 후반 토지 가격에 거품이 껴있다고 지적을 받던 시절 도쿄 23개구의 높은 지가를 피해 주택지가 교외로 확장되는 일명 ‘도넛화 현상’이 심화됐다. ‘단카이세대’로 불리는 일본의 베이비부머들은 신도시로 대거 이동했다. 덕분에 ‘뉴타운’이란 이름을 단 신도시는 꽤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일본 경제 불황으로 젊은 세대뿐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도시로 나가 일을 할 수밖에 없어 뉴타운은 인기가 주춤했다. 고령자들만 남아 ‘올드타운’ 이미지로 전락했다. 물론 신도시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도쿄도 무사시노시에 위치한 올드타운 ‘기치조지’의 경우 꽤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철역을 중심으로 걸어서 30분 이내에 재래상가, 현대식 대형 쇼핑시설, 동물원 등 여러 시설을 갖췄기 때문이다. 박상언 사장은 “일본 사례를 봤을 때 우리도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면서 업무시설을 적극 유치해야 할 것”이라며 “수도권 규제 완화 등 인구 유인책까지 병행한다면 신도시 가치가 점차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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