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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주가에 속타는 투자자들

여행가/허기성 2008. 7. 9. 11:00
08/07/09 04:15   [매일경제]
◆ 코스피 46P급락 연중최저치 왜? ◆

경기도 원당에 사는 주부 민 모씨(56)는 다음달로 예정됐던 딸 결혼식을 부득이 가을로 연기해야 했다.

계약직으로 일하는 딸과 함께 모은 적금 2000만원을 주가가 한창 고점을 향해 달리던 작년 10월 주변의 권유로 거치식 펀드에 맡긴 것이 화근이었다. 펀드 수익이 생기면 좀 더 윤택한 신혼살림을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 가입했으나 최근 원금 손실이 500만원을 넘어서면서 자금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민씨는 "다행히 청첩장을 돌리기 전이었지만 민망해서 주변에 얼굴을 들기 어렵게 됐다"며 "원금 회복을 기다려야 할지, 그냥 손실을 감수하고 환매해야 할지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한숨을 쉬었다.

민씨 사례뿐 아니라 최근 들어 증시가 바닥을 알 수 없는 추락을 거듭하면서 개인투자자들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중소기업 과장으로 근무하는 박 모씨(42)도 민씨와 비슷한 시기에 펀드에 가입했다가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박씨는 작년 중국 펀드로 50% 가까운 수익을 올린 처남의 사례에 고무돼 반대하는 아내를 설득해 주택을 담보로 3000만원을 빌려 지난 연말 중국과 브릭스 지역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다.

최근 들어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데다 워낙 장이 급락하다보니 손절매도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펀드 때문에 부부 사이마저 냉랭해졌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회사원 박 모씨(32)도 최근 주가만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증시 때문에 뜻하지 않게 불효자가 될 뻔했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1800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달 초 그는 코스피 200지수와 연동된 ETF(상장지수펀드)에 많게는 200만원, 적게는 50만원 정도 대여섯 차례에 걸쳐 들어갔다.

총 투자금액은 600만원 정도. 하지만 8일 현재 기준 평가액은 520만원 정도다. 이달 초 어머니가 갑자기 중풍으로 쓰러져 급히 병원비 200만원 정도가 필요했지만 차마 가지고 있던 ETF를 팔지 못했다. 발만 동동 구르던 그는 결국 친지들에게 부탁해 급한 돈을 막아야 했다.

월급 때마다 ETF에 계속 나눠서 투자할 생각이지만 일단 지수가 1700 정도로 회복되면 원금을 건지거나 1500 이하로 떨어지면 손절매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광주시 공무원 이 모씨(40)는 주가 폭락으로 펀드뿐만 아니라 부동산 자산까지 타격을 입게 됐다. 몇 해 전부터 광주지역에도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가 들어서자 이씨는 아이들도 커가는데 큰 집으로 옮겨볼까 하는 마음에 중대형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당시 분양가를 현재 기준으로 바꾸면 3.3㎡당 500만원 정도여서 다른 아파트보다 저렴한 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7월 현재 그는 잔금을 못 내 계약을 취소해야 할 형편이다.

잔금용으로 마련해둔 자금을 모두 중국 펀드와 국내 주식형 펀드에 나눠 투자했던 이씨는 주식가격 하락으로 펀드가 반토막이 났다. 여기에 지방 아파트에 대한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중도금도 겨우 맞춰서 냈는데 더 이상 돈 빌릴 데도 없다는 게 그의 하소연이다.

주식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건 금융전문가라고 예외가 아니다.

결혼을 앞둔 공인회계사 김 모씨(30)는 5000만원 정도의 여유자금을 굴려볼까 고민하다가 주식담보대출로 주식을 사고 이를 담보로 또 대출을 받아 레버리지(차입)를 높여놓았지만 최근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원금은 5000만원이지만 실제 피해액은 2억원을 넘어섰다. 김씨는 "결혼자금으로 쓰려고 모아놓은 돈을 다 날리게 생겼다"며 울상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