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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물가안정에 최우선…부동산 거래는 활성화"

여행가/허기성 2008. 7. 14. 11:23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부동산 가격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거래 활성화와 시장 기능의 정상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가진 18대 국회 개원 연설을 통해 "지방을 비롯한 부동산 시장의 거래가 심각하게 위축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한 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의 안정 기조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 대통령이 '거래 활성화'를 언급함에 따라 정부의 재건축.대출 규제 및 세제 완화 조치가 뒤따를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규제 개혁과 공기업 선진화는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꼭 해야 할 일들"이라며 "이 과제들은 철저히 준비해 흔들림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공공부문의 선진화는 더 이상 늦출 수 없으며 국민 대다수도 개혁과 변화를 바라고 있다"며 "민간이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은 민간에 넘기는 게 맞고 전기와 수도,건강보험 등 민간으로 넘길 수 없는 영역도 경영 효율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부문 개혁 작업을 후순위로 돌리자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을 일축하며 예정대로 9월 정기국회에서 입법화를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경제 살리기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며,무엇보다 물가 안정에 주력하겠다"면서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석유제품과 농수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해 소비자의 부담을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발생한 세계잉여금 중 10조원 정도를 민생 안정에 투입할 것"이라며 "물가를 압박하는 금융.외환시장에서의 요인도 점차 줄여 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발전'과 '통합'은 이명박 정부 국정 운영의 두 수레바퀴"라며 "앞으로 금융 소외자 780만명에 대해서도 다양한 수단을 통해 자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남북간에 합의한 7.4 공동성명,남북기본합의서,비핵화 공동선언, 6.15 공동선언, 10.4 정상선언을 어떻게 이행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북측과 진지하게 협의할 용의가 있다"며 "남북 당국의 전면적인 대화가 재개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동산정책 획기적 변화 예고

■경제운용 관련 내용 살펴보면
환율 하락·금리 인상도 탄력 받을듯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국회 시정 연설에서 향후 경제운용 방향과 관련해 경기회복과 물가ㆍ서민생활 안정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환율ㆍ금리정책도 물가안정에 무게중심을 두겠다고 말해 환율 하락과 금리인상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뜻을 밝혀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획기적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정책 노력과 더불어 기업들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 노력이 지속되면 내년 후반기에는 경제회복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안정이 최우선 과제"=이번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물가 및 서민생활 안정에 주력하겠다"며 또 한번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공공요금 인상은 최대한 억제하고 석유제품과 농수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는 고유가 등으로 촉발된 물가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경제부처 차관급들이 참여하는 물가안정대책회의(가칭)를 신설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기존의 경제부처 1급들이 진행하던 서민생활안정 태스크포스가 차관급 회의로 한 단계 격상된 것으로 회의 횟수도 매달 1회에서 매주 1회로 늘어난다.

특히 이 대통령이 물가를 압박하는 금융ㆍ외환시장에서의 요인도 점차 줄여가겠다고 밝힌 게 주목 대상이다. 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지난 5월 말 이후 무려 200억달러의 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해 원화 절상을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저환율 정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한은도 이르면 다음달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재정부 등은 '경기하락도 고려해야 한다'며 반대 의사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번 대통령의 발언으로 한은은 정부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입장이 됐다. 이 대통령은 또 서민들을 위해 전체 금융소외자 780만명에 대한 자활 수단을 강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양도세 완화, 거주요건 폐지 등 기대감 커=이 대통령은 이날 "지방을 비롯한 부동산 시장의 거래가 심각하게 위축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거래 활성화와 시장 기능의 정상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공식 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를 방치했다가는 '거래 마비→공급 급감→건설사 도산→금융 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 시장은 서민 체감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대책마련은 이미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도 준비 중이서 조만간 세제완화를 중심으로 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양도세 완화, 취득ㆍ등록세 인하,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현행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을 비롯해 2년 거주요건(서울, 과천, 5대 신도시) 폐지 등이 주요 대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물론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 완화도 대책에 포함될 수 있지만 당장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아니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규제완화, 공기업 선진화 예정대로=물가안정이 최우선이지만 규제개혁 및 공기업 선진화는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고 이 대통령은 설명했다. MB노믹스의 핵심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공기업 지원에 국민의 세금이 매년 20조원이나 쓰이고 있다"면서 "국민들 대다수도 개혁과 변화를 바라고 있으며 민간이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은 민간에 넘기는 게 맞다"며 민영화 의지를 내비쳤다.

민영화가 힘든 부문은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전기ㆍ수도ㆍ건강보험 등 민간으로 넘길 수 없는 영역도 경영 효율화를 해야 하고 서비스 질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제가 어려울 때는 사람을 줄이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면서 인력 구조조정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