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껑충 뛴 금리..돈 빌려 집 산 사람 `속탄다`

여행가/허기성 2008. 8. 20. 21:48

 지난 2005년 7월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에 82.5㎡(25평)형 아파트를 장만한 대기업 회사원 김모(34) 대리는 월급에서 대출 이자가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 맥이 빠진다.

당시 1억5000만원을 대출받을 때만해도 우대금리로 연 4.7%의 이자율이 적용, 한 달에 58만7500만원의 이자만 내면 됐다. 그러나 이달 적용되는 대출 금리는 7.54%. 그가 내야 하는 한달 이자는 94만2500원으로 늘었다. 이자 부담만 60%가 늘어난 셈이다.

그가 받은 대출은 3년거치 12년상환 방식 상품이어서 다음 달부터는 매월 104만원 가량의 원금도 함께 상환해야 해 매달 200만원 가까운 돈이 월급에서 빠져나가게 된다. 일찌감치 집을 마련해 친구들 사이에 부러움을 샀던 김 대리지만 이젠 속이 타들어간다.

◇8% 넘어선 주택담보대출 금리

은행 대출로 집을 산 사람들의 한숨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 달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급등세를 타며 주택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변동금리부 대출 금리도 두달 넘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의 주택대출 변동금리는 약 3개월 전에 비해 0.6~0.7%포인트 급등했다. 이 주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6.58~8.18%로 지난 주보다 0.04%포인트 올랐고, 기업은행은 6.46~7.96%, 외환은행은 6.44~7.72%로 대출 금리가 올랐다.

이는 주택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지난 5월중순 5.37%에서 지난 주말(14일) 5.79%로 석달 사이 0.42%포인트 올랐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최고 금리도 이번 주 최고 9.48%까지 올랐다. 사상 처음으로 9.5%도 돌파할 기세다. 최고 금리로 2억원을 새로 대출 받는다면 연 1896만원, 매월 158만원의 이자를 물어야 한다는 얘기다.

◇"집값은 떨어지고, 팔리지도 않고"

대출자들의 고민이 더욱 커지는 것은 지난해 이후 주택시장 안정세로 거래가 쉽지 않고,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 하락세도 크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송파, 강동, 분당 등에서 지난 2006년께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은 이자 부담 탓에 집을 팔려 해도 `손절매`를 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송파구 일대는 재건축 투자를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이 많다. 이 가운데는 최근 `역(逆)전세난`까지 겹치면서 진퇴양난에 빠져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얘기다. 세입자를 들이려면 전셋값을 깎아줘야 하는 데다 오른다던 집값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에서는 최근 주변에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넘쳐 세입자를 구하기도 힘들어진 탓에 매입가격보다 싼 값에 집을 내놓는 집주인들까지 생기고 있다. 2년전 매입가격에 판다고 해도 그동안 이자 낸 걸 고려하면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지만 그 값에도 사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주공5단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자 부담이 커졌더라도 집값이 오르면 집주인들이 어떻게든 버티겠지만 집값이 오를 기미가 없으니 이젠 처분하겠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하지만 매수대기자들도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에 거래는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