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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10년 주기설' 들어맞을까

여행가/허기성 2008. 8. 22. 15:35

정책변수 큰 상황에서 10년 주기설만 믿기엔…

과거 집값은 70년대 말, 80년대 말~90년대 초, 2000년대 초 등 약 10년을 주기로 급등했다. 70년대에는 주택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중동 건설특수 등으로 집값이 급등했다.

80년대 말~90년대 초에는 저금리ㆍ저달러ㆍ저유가라는 이른바 '3저 현상'에 올림픽을 전후한 경기활황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92년 이후부터는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 건설을 통한 주택 200만가구 건설로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10년 주기설대로라면 90년대 말 집값이 또 한 차례 급등했어야 하지만 97년 말 외환위기로 집값은 오히려 곤두박질쳤다. 자산가치가 급락하고 금리가 폭등했고 수요도 위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DJ정부의 건설업 활성화 조치가 나오면서 2001년부터는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KB시세에 따르면 2001년 집값 상승률은 9.9%, 2002년에는 16.4%로 급격히 오르는 듯하다가 2003년 5.7%, 2004년 -2.1%로 한 박자 쉰다. 정권 교체 와중에 관망세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집값은 다시 2005년 4.0% 오른 데 이어 2006년에는 11.1% 상승하며 정점을 찍었다. 2005~2006년 실제 상승률은 4%와 11%에 불과하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체감 상승률은 50%가 넘었다. 고가 대형 버블세븐 지역 위주로 집값이 오르면서 체감 충격이 커진 탓이다.

참여정부가 각종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쏟아내면서 2007년부터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서는 금리와 유가 급등, 경기침체 등에 따른 수요 부진 등이 더해지면서 시장이 본격적인 침체 속으로 빠져들었다.

서울 강북지역 소형 아파트와 재개발ㆍ뉴타운지역 소형 지분 가격이 크게 뛰긴 했지만 국지적 상승에 그쳤고 그동안 상승세를 이끌어온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뱅크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 3구 아파트 3.3㎡당 매매가는 2007년 2877만원에서 올 7월 현재 2829만원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의 하락세는 통계보다 훨씬 가파르다. 강남지역은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많게는 2억~3억원씩 호가가 떨어졌고 분당과 용인 등의 아파트가격은 이미 마지노선이 붕괴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7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상황에서는 10년 주기설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외환위기라는 외생변수로 사이클이 3~4년 뒤로 밀린 것만 뺀다면 순환 주기가 거의 10년 안팎으로 맞아떨어진다는 말이다. 외환위기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전체 순환 사이클은 7~12년 사이를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김용진 부동산뱅크 본부장은 "지금까지는 거시경제 상황과 맞물리면서 10년 주기설이 어느 정도 맞는 측면이 있었다"면서 "2010년 이후 재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지만 전혀 의미가 없다고 할 수만도 없다"며 "정부정책과 거시경제 흐름의 변화가 맞물리면 2010~2011년 사이 다시 완만한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는데 다만 상승의 진폭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10년 주기설이 향후 부동산시장을 전망할 수 있는 틀이 될 수 있을까. 대다수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부동산 역시 등락을 거듭하는 사이클은 있지만 그 기간은 점점 예측하기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부동산도 오르내리는 주기가 있긴 하지만 그 기간이 일정해지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는 그 사이클이 7년이 될 수도, 15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0년 주기가 결과적으로 맞아떨어질 수는 있지만 사이클 자체 때문이라기보다는 경기와 금리, 정부정책, 주택수급 상황, 인구구조 변화 등의 변수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많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금융, 경기, 정책 등 수많은 외부변수에 의해 좌우되는 부동산시장을 주기설에 맞춰 전망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당분간 고금리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조정이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정책 개입과 시장 사이클이 맞아떨어지다 보니 우연히 부동산 10년 주기설이란 게 나오게 된 것"이라며 "논리보다는 계량을 통해 분석한 결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지규현 GS건설 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도 "10년 주기설은 과거 상황 설명에는 설득력이 있지만 미래 예측에는 적절치 않다"고 못박았다.

이방주 현대산업개발 고문은 "지금의 시장침체는 사이클상의 결과가 아니라 세계적 금융 위기의 산물"이라며 "꼭대기까지 오른 가격이 합리적으로 조정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 집값 언제쯤 오를까…2010년이후 소폭 반등 가능성

= 그렇다면 시장은 언제쯤 회복될까. 대부분 전문가들은 적어도 내년까지는 현재의 시장상황이 이어지거나 오히려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이뤄질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 이후 2010년~2011년을 전후해 반등의 시기가 올지, 침체기가 더 길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회복세를 점치지만 그 수준은 매우 완만할 것으로 내다본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내후년쯤에는 시장 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집값이 오르더라도 급등하는 일은 일어나기 힘들다"며 "전체적으로 물가나 금리 상승률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못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규현 연구원도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시장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 연구원은 "올해나 내년을 기점으로 주택 주수요층인 30~40대 연령층이 서서히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되고, 공급물량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한 강남과 용산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안정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예 지금의 침체기가 10년 이상 장기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박상운 FWS투자자문 대표는 "전 세계적인 부동산 하락 추세 속에서 국내 부동산도 10년 이상 조정이 지속될 것"이라며 "중간중간 약한 반등의 '잔물결'은 있을 수 있지만 '큰 물결'이 바뀌려면 12~15년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삼성동 아이파크나 압구정 현대 등 최고급 핵심 주택은 하방경직성이 강해 하락기에도 어느 정도 가격이 버틸 수 있지만 웬만한 주택들은 정기예금 이자율만큼의 수익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부동산이 급격히 오르내리는 사이클이 형성된 것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 대응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방주 고문은 "정부가 모든 것을 완전히 해결하겠다는 자세로 정책을 내놓다 보니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진 것"이라며 "정책 집행은 장기적ㆍ제한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성수 실장은 "정부의 즉흥적인 정책 대응이 시장 불안정성과 급등락의 반복을 가져왔다"며 "단기적 개입을 지양하고 시장 원리에 맡겨야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