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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네, 개발이냐 보존이냐

여행가/허기성 2008. 10. 7. 06:37

 

[뉴스데스크]
◀ANC▶
개발이라는 이름의 정책으로 오래된 서울 달동네들이 모두 곧 사라집니다.
부수는 게 어쩔 수 없다는 시각이 물론 우세하지만 그렇지 않은 방법을 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승용 기자가 대안을 소개하겠습니다.
◀VCR▶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가득했던 골목길은
이제 적막감만 감돕니다.
손때 묻은 TV와 가구는 그대로
버려졌습니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이어진 서민들의
안식처는 대부분 빈집이 됐습니다.
◀INT▶최춘원/주민
"마음이 섭섭하기야 말도 못하죠.
여기 본토박이나 마찬가지인데.
전부 애기들 여기서 기르고
여기서 살고 다 했는데."
달동네 좁고 허름한 집도 누군가의 생이
시작된 소중한 곳.
수 십년 전 어느 날 그 집에서,
아버지는 갓 태어난 아기의 태를 자르고
옷을 입혔습니다.
◀INT▶김현경/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가
"막내아드님 배냇저고리,아현동 시장에서
사신 거라고 그래요.36년 전에 사신 건데
여기 막내 아드님 이름하고..."
뉴타운과 재개발, 재건축으로
서울의 노후주택 대부분이 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재개발이 마무리되면 달동네 골목길은
모두 사라집니다.서울 전역이 거대한 아파트
단지로 바뀌게 됩니다.
◀INT▶김인수 대표/환경조형연구소
"너무 획일화된다는 거죠. 그 다음에
흔적이 없어진다는 거하고, 인간을 위한
개발 방식이 아니라 경제 논리에 따른
개발 방식이죠"
남해가 내려다 보이는 산자락을 따라
원색의 모자이크가 펼쳐 집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네'라는
그리스 산토리니에 못지 않다는 '한국의
산토리니'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몰려들면서
조성됐던 동네가 형형색색의 옷을 입기 시작한
것은 20여년 전.
◀INT▶신숙범 /주민
"슬래트 집을 짓고 나서 그때부터 이제
자기 나름대로 이 색깔 칠하고 저 색깔 칠하고."
산아래 첫동네에 어린이들의 꿈이
펼쳐집니다.
◀SYN▶
"저쪽에 있는 다람쥐는?"
"먹고 있는 것 같아요"
좁은 계단을 따라 그림으로 가득 찬 달동네는
관광명소가 됐습니다.
◀INT▶진숙현/관광객
"오래된 집 속에서 이제 새로 만들어진
그림들이랑 어울러져 되게 좋은 것 같아요."
부수고 다시 짓는 재개발 대신 대전시는
살면서 고쳐나가는 재생을 선택했습니다.
공터엔 운동기구가 세워졌고,낡은 인도는
새롭게 꾸며졌습니다.
◀INT▶박희순/주민
"외면적으로는 많이 달라졌죠. 환경적으로도
많이 달라졌구요.눈에 벌써 확 띄거든요.
달라진 면이."
실내도 화장실과 싱크대,벽지와 장판을 바꿔
새집이 됐습니다.
◀INT▶박정희/주민
"이제 사람 사는 것 같아요.너무 감사하구요.
이젠 집에 딱 들어오면 기분이 너무 좋아요.깨끗하니까"
임대주택부터 시작된 '빈곤 동네 재생 작업'은
달동네로 번져 갔습니다.
환경이 달라지자 주민들도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INT▶한금주/주민
"재밌어요.꼭 자격증 따야죠"
달동네는 도시의 역사, 고단했던 삶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과거를 부수고 그 자리에 똑같은 모양의
아파트를 짓는 것만이 도시의 유일한 선택은
아닐 것입니다.
MBC 뉴스 이승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