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이어 수도권 재건축 분양단지서도 나와
입지 좋은 안양석수 주공3 재건축
1순위서 한명도 신청안해 '이례적'
지방에 이어 수도권 신규분양 시장에서도 '청약 제로'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지방이나 비인기 사업장에서 나오던 청약제로 단지가 최근 기반시설 이용이 편리해 실수요자층이 탄탄한 것으로 평가되는 수도권 재건축 단지에서도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일 총 553가구 가운데 전용면적 117~131㎡ 67가구를 일반 공급한 안양 '석수코오롱하늘채'의 1순위 청약에 한 명도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수도권에서는 한 개동의 '나홀로' 아파트와 입지가 나쁜 지역의 아파트에서 청약이 전무한 사례가 나오기는 했지만 인지도 있는 건설사가 시공한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에서 1순위 청약 '0'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대단지인데다 주변 생활시설과 교육환경ㆍ교통이 우수한 경우가 많아 분양 시장이 침체된 와중에도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실제 최근에 분양한 강동구 '둔촌푸르지오'나 1월 분양한 '철산래미안자이'의 경우 1순위에서 대부분 청약 마감됐다.
특히 안양 석수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이 아파트는 광명역세권 개발의 수혜를 받는 것은 교통 및 생활편의시설이 편리해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아온 단지다. 분양가도 3.3㎡당 1,150만원대로 주변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수도권 일부 지역처럼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곳도 아니어서 청약률 제로는 의외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앞으로 다른 웬만한 사업장도 청약률 및 계약률 부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후분양단지에 대한 자금부담, 중대형으로 구성된 물량 등 선호도가 낮아질 요인은 있었지만 청약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분양시장의 침체가 생각보다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예상 외의 저조한 분양 실적은 또 분양 시장뿐 아니라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팀장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야 신규분양을 받게 되는데 최근 수요자들은 상승 기대감보다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큰 것 같다"며 "여기에 하남ㆍ고양ㆍ남양주 등에서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분양 물량이 앞으로 대거 나올 예정인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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