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ㆍ미입주 물량 8만채…중견 건설사 6~7곳 부도설
중견 건설업체 D사는 최근 대구에 있는 450채짜리 아파트 단지 중 미분양된 360채를 분양가의 반값에 '통매각(빈 집을 통째로 매각)'하기로 하고 투자자 물색에 나섰다. 지방 여기 저기에 있는 악성(준공 후 미분양) 현장을 놔뒀다가는 회사가 쓰러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내놓은 극약 처방이다.
하지만 금융회사 등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D사 관계자는 "전국 10여곳의 미분양 · 미입주 단지를 정리하기 위해 벌떼 분양(분양요원 집중 투입) · 할인 분양에 이어 '통매각'에 나섰지만 매수세가 없다"며 "지방 몇 개 단지에서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해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이자만 한 달에 수억원씩 날리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9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서울 도심에서는 주택 공급이 부족한데도 지방과 수도권에서는 멀쩡하게 지어진 새집인데도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 아파트'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어 놓아도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 물량과 계약자가 분양을 받아놓고도 입주를 꺼리는 '미입주' 아파트가 급증하면서 건설사와 금융회사의 동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2 · 11 양도세 감면 혜택' 종료와 대출 규제 등으로 신규 분양 수요 감소와 기존 주택 거래 침체가 겹치면서 '빈 집 대란' 공포감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무엇보다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빈 집이 급증세를 타고 있다. 집을 넓혀 가려는 '갈아타기' 수요자들이 살던 집을 팔지 못해 이사를 못하고 있어서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비싸 입주를 꺼리는 곳도 수두룩하다. 건설사마다 수도권 · 지방 가릴 것 없이 사활을 건 '미분양 · 입주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2~3년 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려고 밀어내기 한 물량이 올해 대거 입주를 앞두고 있어 빈 집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007년 분양 물량(분양보증서 발급 기준)만 23만6600여채로 평년 수준보다 6만채나 더 많았다. 현재 7만~8만채로 추정되는 멀쩡한 빈 집만 연내 10만채에 육박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건설사들의 곳간이 비어 가면서 조만간 중견 업체 6~7곳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소문도 파다하다. 미분양이 많은 성원건설은 채권단으로부터 퇴출 판정을 받아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수도권 외곽이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만이라도 선별적으로 금융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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